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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강마에 vs 김명민, 실제 지휘 능력은?

"누구야. 다시 한번 확실히 말해."
조금 전에 끝난 <베토벤 바이러스> 9회에서 강마에는 두루미에게 묻습니다.
건우가 좋다고, 젊고 예쁘고 착한 건우가 아니라 늙고 미운 건우가 좋다는 두루미. 그리고 우연히 밖에서 듣게 된 강건우. 강마에는 건우의 손을 잡고 두루미 앞에 서서 확실히 말하라고 하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 쌈닭" 정도로 응수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확실한 정면 대응입니다. 아니 모든 것에 있어 맺고 끝는게 확실한 강마에의 성격이라면 오히려 저게 맞겠군요. 강마에와 두루미와의 러브 라인이 형성이 될까요? 내일 예고편만 보고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강마에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악명 높은 오케스트라 킬러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냈던 그의 심포니 앨범은 세계적인 명반으로 알려져 있기까지 합니다.
오늘 단원들이 강마에의 생일을 축하해줬는데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살펴보니 40세로 설정되어 있더군요. 심포니 앨범을 냈을 당시에는 30대의 젊은 지휘자였을텐데요.
실제로 세계 교향악단의 지휘자들이 젊어지고 있습니다. LA필하모닉 차기 상임지휘자인 27세의 구스타보 두다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다니엘 하딩(33), 런던필하모닉의 12번째 상임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36)까지 20~30대가 급부상하고 있죠. 강마에역을 맡은 김명민은 1972년생이니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와 나이가 같네요.
실제의 지휘자들과 비교해본다면 강마에와 김명민, 지휘자로서의 능력은 어떨까요?


불같은 성질의 지휘자, 그리고 강마에

강마에의 모델은 베를린필의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입니다. 강마에를 맡은 김명민은 카라얀의 연주실황 비디오·DVD를 분석하면서 강마에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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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지휘자 카라얀


강마에의 프로필은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는데요.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지휘자의 길로 들어섰고, 딱 한장의 음반을 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드레스덴 심포니와 합창 교향곡 음반을 낸 실력자군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Staatskapelle Dresden)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입니다. 1548년 작센의 모리츠 제후가 궁정 악단을 설립한 것이 시초니까 무려 460년이나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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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게 드레스덴 심포니 오케스트라고 써 있네요.



강마에는 "실력"이 바로 "인격"이며 엘리트주의자입니다. 그리고 완벽주의자죠. 10년 전 대통령이 참석한 연주회장을 끝장내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그때가 30세니 꽤나 젊은 지휘자였군요.

"관객 여러분, 그리고 대통령 내외분,
졸리시죠? 당연합니다.
방금 들은 연주는 쓰레기입니다. 이건 뭐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네요.
비싼 돈 주고 표 사서 들어오셨죠? 당장 주최측 가서 환불 받으시고 그 돈으로 브람스 씨디를 사서 들으세요.
저는 더 이상 브람스를 이따위 연주로 더럽힐 수 없습니다.
집에 가서 샤워들 꼭 하시고 특히 귀의 때를 빡빡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유명한 지휘자들 중에는 '성질 더러운' 지휘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독일의 푸르트뱅글러와 함께 지휘자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극히 정확한 템포와 치밀한 합주로 유명합니다. 그러다보니 연습을 하면서 지휘봉을 몇 개씩이나 부러뜨리고 단원들을 향해 소리도 많이 질렀다고 하네요. 토스카니니는 47㎝의 긴 지휘봉을 애용했대요. 부러뜨리기 좋은 긴 지휘봉을 좋아했다는 설도 있지요.
토스카니니는 공연 도중 객석에 입장하거나 귀부인들이 모자를 쓰고 들어오는 것도 막았습니다. 공연 도중 객석의 조명도 끄게 했구요. 이전까지는 클래식 연주 도중에도 떠들고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는 게 예사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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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에보다 더 불같았던 토스카니니


지휘봉의 마술사로 불리며 뮌헨 필을 이끌었던 세르주 첼리비다케 또한 원보에 충실하면서도 지고의 미를 창출하는 데 광적으로 집착했지요. 그래서 청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연주자들에게는 독재적 기질과 불같은 성격으로 되도록 멀리하고 싶은 기피 인물로 간주되기도 했답니다.

불같은 성질로 유명한 지휘자들은 지극히 정확하면서도 완벽한 연주를 선보이려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강마에가 '똥덩어리'라고 서슴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오늘 1시간 연습 못한 만큼 앞으로 2시간씩 보충 연습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 또한, 완벽한 공연을 위해서겠지요. 내일 보여줄 석란시립교향악단의 첫 공연에서의 합창 교향곡, 어떤 연주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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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얀을 모델로 한 강마에



노력하고 공부하는 지휘자, 그리고 김명민

<베토벤 바이러스>와 자주 비교되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의 지휘는 사실 굉장히 어색한 편이었습니다. 지휘자 콩쿨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이 나오는데도 지휘가 급격하게 늘진 않았죠. 다만 원작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이야기의 흐름이나 치아키를 맡은 배우의 연기를 통해 지휘 장면에서 감동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명민의 전작 <하얀거탑>의 첫 회를 기억하시나요? 아주 까다로운 외과 수술을 앞두고 장준혁교수(김명민)는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수술 과정을 공중에 미리 그려봅니다. 그리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내죠. 김명민은 웬만한 외과의사의 손놀림을 따라갈 정도로 엄청나게 연습했다고 하네요.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완벽한 지휘자를 마스터하기 위해 <하얀 거탑>보다 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촬영 전 석달간 매일 최소 2시간에서 최장 6시간까지 다양한 박자에 따라 지휘봉 젓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합니다. 개인교사를 통해 계속 지휘 연습을 했구요. 너무 연습에 몰입한 나머지 어깨 근육이 심하게 뭉쳐 마사지를 받으러 다닐 정도였다고 해요.

지휘자용 스코아 악보는 보는 것도 굉장히 힘듭니다. 오케스트라의 전체 악기의 음표들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김명민은 15곡의 악보를 전부 다 외웠답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장면을 찍는 씬이 있었는데 김명민이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전부 감탄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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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는 이시대 최고의 모짜르트 해석가로 불립니다. 그리고 원전연주(옛 음악을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의 창시자이기도 하죠. 누구라도 탄복시킬 만한 음악지식으로 무장하고 원전음악의 포문을 열었던 그는 바흐 르네상스를 주도했습니다.
아르농쿠르는 1949년부터 원전악기의 소리와 연주법에 대한 연구를 하기시작했습니다. "연주생활의 중요성을 잊은 채 몇 명의 망상가를 위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유물, 유별난 것을 좋아한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죠. 1950년대부터 역사적 악기들을 수집하기 시작하였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악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것도 문제였지만, 정확한 정보와 감각이 필요했죠. 이렇게 계속 공부하고 악기를 수집하고, 원전 연주에 대한 책을 쓰면서 오늘날의 원전 연주 붐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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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음악을 이끌어낸 아르농쿠르


강마에를 만들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김명민 덕분에, 강마에라는 캐릭터가 더욱 생생하게 살아숨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아르농쿠르가 원전 연주 붐을 만들어낸 것처럼, 김명민은 자신만의 메소드 연기(배우가 철저히 등장인물화되는 연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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