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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영화일까, 게임일까? - 레지던트 이블 CG

1995년에 개봉한 영화 '토이 스토리'는, 처음으로 영화를 '찍거나(실사 영화)'나 '그리는 것(애니메이션)'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영화 전체를 3D 그래픽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최대의 게임 회사중 하나였던 스퀘어를 말아먹은 영화 '파이널 환타지'입니다.



▲ 인간에 가까운 캐릭터가 등장했던 3D 영화 '파이널 환타지'의 한 장면.
길어진 제작기간과 천문학적인 제작 액수로 인해, 제작사였던 스퀘어를 파산 지경으로 몰고갔습니다.
결국 그 회사는 다른 회사에 인수 합병 될 수 밖에 없었다는...


파이널 환타지의 실패는 3D 그래픽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한가지 교훈을 남겨주게 됩니다. 바로,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것. 아무리 화면이 화려해도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실패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규칙을 철저하게 따른 곳이 바로 '토이 스토리'의 제작사였던 픽사입니다. 픽사는 토이스토리의 대성공 이후에도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계속 제작해 성공하게 됩니다.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E' 등등...

그리고 3D 그래픽은 연기하는 배우와 배경을 합성해 새로운 환타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쪽으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나타난 영화가 바로 수없이 많은 '히어로' 물들과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영화들입니다.
 


그럼 3D 그래픽만을 이용해 만들어진 영화는 사라졌을까요? 아니죠- 완전히 3D 그래픽만으로 제작되는 동영상은 디지털 게임 속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합니다. 게임은 애시당초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졌기에, 같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거든요.

레지던트 이블 CG는 그런 의미에서 조금 특별한 영화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에서 시작됐던 이야기가,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실사 영화로 만들어져서 인기를 끌었다가, 다시 3D 그래픽 영화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왜냐고 물으시면... 이 영화의 감독(이자 게임 바이오하자드 4의 제작자)의 말을 빌어,  '게임의 세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겠네요.

예, 사실 영화화됐던 레지던트 이블은 게임 '레지던트 이블(일본명 바이오 해저드)'에서 많은 설정을 가져왔지만, 내용 자체는 게임과 큰 관련성이 없었습니다. 반면 이 영화는 게임 속 세계에서 흘렀던 시간의 역사에 그대로 맞물려져 놓여있습니다. (게임은 현재 레지던트 이블 0~5 까지 나왔고, 이 영화는 4와 5의 사이에 위치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를 보다보면 이 화면이 게임 영상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조금 애매합니다. 분명히 영화는 영화인데... :) 전체적으로 게임의 맛을 풍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한편으론, 최근 영화에서 보여주는 CG의 질이 매우 높은 편이라서, 일부 어색해 보이는 장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은근히 꽤 재미있어요. 액션영화로서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도 사실입니다. ...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 오~래전 영화 '타이타닉'을 생각나게 했던 것이, 하루사이에 정말 이 정도로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건가...-_-;; 하는 느낌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조금 놀랍긴 합니다. 이젠 CG 만으로도, 어느 정도 볼만한 액션 영화를 만들 지경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런 속도로 계속 나가면, 지금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성우들이 연기하는 것처럼, 3D 캐릭터들의 연기를 인간 배우들이 대신 해주는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 단순히 모션캡처말고, 진짜 연기를요-
 
날도 춥고 뭔가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듯한 오늘,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면... 레지던트 이블 CG, 어떠세요? :) 헬로TV 첫화면에서 VOD >> 영화, 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다만 유료 상영, 2000원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