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추억 여행
<막돼먹은 영애씨>에
심하게 공감되는 내가 밉다
PM 01:14 눈 뜨자마자 하이킥
오후 한 시. 잠에서 깬다. 머리를 베개 밑으로 쑤셔 박는 잠버릇 때문에 산발인 머리를 하고, 제멋대로 길게 자란 수염을 하고 방을 나서면, TV시청하던 엄마의 눈과 마주친다. “해가 중천인데 이제서야 일어나냐?” “해 뜨는 거 보고 잠들었어.” “수염이나 좀 깎아라. 그래 가지고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겠냐?” “혼자 살래. 연애할 생각 없어.” “뭐시라! 어서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야지!” “뭐랄까? 아직, 이 세상에 내 유전자를 남겨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어.” “저게, 한대 쳐맞으려고 ….” 깨갱. 이쯤 되면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PM 01:37 충격에 잃은 말문
괜히 냉장고를 열고 물병째로 벌컥벌컥 물을 마시는데, 데자뷔처럼 방금 들었던 잔소리가 또 한번 들려온다. 하루 종일, 연속 방송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
다. 무슨 일 때문인지 몰라도 영애씨가 된통 잔소리를 듣고 있다. 꼭 나에게 하는 것 같아 찔린다, 제길. “저기 나오는 사람들, 죄다 너랑 똑같네. 만날 살 뺀다 하면서 그대로인 쟤랑, (영애씨 얘기다. 뭐, 이건 인정한다) 시시콜콜 뺀질대는 쟤랑. (지순씨 얘기다. 여기선 살짝 심기가 불편하다)” “내가 저렇다고?”“하는 짓뿐만 아니라 생긴 것도 똑같아.” “설마?” “거울 주랴?” 침묵이 흐른다. 충격이다.
PM 02:17 내친김에 다이어트
“엄마. 우리 다이어트 할까?” “다이어트 좋지.” 최소한 초콜릿의 희미한 흔적없는 배를 가지곤,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미는 요즘. 더 늦기 전에 이 살덩어리들을 정리해야 한다. “일단 굶자.” “엄마는 늙어서 안 돼. 밥 안 먹으면 어지러워서 쓰러져.” “그럼, 뛸까?” “엄마는 고혈압이라 뛰면 숨차서 죽어.” 다이어트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어쩌라는 건지. “해, 한다니까.” “어떻게 할 건데?”“슬슬 걷기만 해도 충분해.” 행여나! 의심스럽지만 일단 시작을 한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한다. “알았어, 자! 나가자.” “이건 다 봐야지. 재미있는데.” 엄마의 손가락이 TV를 향한다. “그, 그럴까?” <막돼먹은 영애씨>가 발목을 잡는다.그렇게 한참이나 엄마와 나의 엉덩이는 바닥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writer 김성현 작가 photo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
심하게 공감되는 내가 밉다
PM 01:14 눈 뜨자마자 하이킥
오후 한 시. 잠에서 깬다. 머리를 베개 밑으로 쑤셔 박는 잠버릇 때문에 산발인 머리를 하고, 제멋대로 길게 자란 수염을 하고 방을 나서면, TV시청하던 엄마의 눈과 마주친다. “해가 중천인데 이제서야 일어나냐?” “해 뜨는 거 보고 잠들었어.” “수염이나 좀 깎아라. 그래 가지고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겠냐?” “혼자 살래. 연애할 생각 없어.” “뭐시라! 어서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야지!” “뭐랄까? 아직, 이 세상에 내 유전자를 남겨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어.” “저게, 한대 쳐맞으려고 ….” 깨갱. 이쯤 되면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PM 01:37 충격에 잃은 말문
괜히 냉장고를 열고 물병째로 벌컥벌컥 물을 마시는데, 데자뷔처럼 방금 들었던 잔소리가 또 한번 들려온다. 하루 종일, 연속 방송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
다. 무슨 일 때문인지 몰라도 영애씨가 된통 잔소리를 듣고 있다. 꼭 나에게 하는 것 같아 찔린다, 제길. “저기 나오는 사람들, 죄다 너랑 똑같네. 만날 살 뺀다 하면서 그대로인 쟤랑, (영애씨 얘기다. 뭐, 이건 인정한다) 시시콜콜 뺀질대는 쟤랑. (지순씨 얘기다. 여기선 살짝 심기가 불편하다)” “내가 저렇다고?”“하는 짓뿐만 아니라 생긴 것도 똑같아.” “설마?” “거울 주랴?” 침묵이 흐른다. 충격이다.
PM 02:17 내친김에 다이어트
“엄마. 우리 다이어트 할까?” “다이어트 좋지.” 최소한 초콜릿의 희미한 흔적없는 배를 가지곤,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미는 요즘. 더 늦기 전에 이 살덩어리들을 정리해야 한다. “일단 굶자.” “엄마는 늙어서 안 돼. 밥 안 먹으면 어지러워서 쓰러져.” “그럼, 뛸까?” “엄마는 고혈압이라 뛰면 숨차서 죽어.” 다이어트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어쩌라는 건지. “해, 한다니까.” “어떻게 할 건데?”“슬슬 걷기만 해도 충분해.” 행여나! 의심스럽지만 일단 시작을 한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한다. “알았어, 자! 나가자.” “이건 다 봐야지. 재미있는데.” 엄마의 손가락이 TV를 향한다. “그, 그럴까?” <막돼먹은 영애씨>가 발목을 잡는다.그렇게 한참이나 엄마와 나의 엉덩이는 바닥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writer 김성현 작가 photo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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