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의 엄격한 아버지는 공부 잘하는 큰 딸이 학교 선생님이 되길 원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던 딸은 사춘기가 되자 지나치게 권위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일부러 인문계가 아닌 상업계 고등학교에 원서를 냈다. 노발대발한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듯 집에서 쫓겨나 이모 집에서 숨어 지내며 고등학교를 겨우 마쳤다. 아직은 앳된 소녀의 얼굴이었지만 법적으로는 성인이 된 그녀는 우연히 탤런트 시험에 응시했고, 워낙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덜컥 합격을 했다. 그렇게 1971년에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배우가 되었고,1973년에 <수사반장>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38년 동안 배우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영애다. 그렇게 우리나라 TV 드라마 역사와 함께한 그녀에게 TV란 어떤 존재인지 물었다.
TV는 인생을
둥글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존재
카리스마김영애
TV는 내 인생의 역사
"그때는 지금보다 제작환경이 더 열악했죠. 쪽대본은 당연한 거였고, 지금처럼 스타일리스트나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없어 배우들이 알아서 했죠."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그때만 해도 부산 사투리를 썼지만 다른 여배우와 차별화되는 단아하면서 날카로운 마스크와 정확한 발음으로 표현되는 연기로 그녀는 처음부터 주연급 연기자로 출발했다.
"저는 뭔가를 기록하고 소장하는 데 취미가 없어 제가 나온 기사나 프로그램을 챙기지 못했어요.그런데 제가 출연했던 TV 드라마들이 있어서 제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세상에 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가 출연했던 TV 드라마가 곧 그의 인생 기록이 된 것이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
"전 운이 무척 좋은 연기자라 생각해요. 누구누구의 엄마에 그치지 않고 나이가 들어서도 나름의 캐릭터가 존재하는 역할을 많이 했으니까요. 기억에 남는 작품은 <파도>, <형제의 강>, <야망의 전설>, <황진이>예요."
그녀에게 TV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TV는 네모난 상자지만 인생을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존재예요. TV는 그 속에 많은 희로애락의 이야기를 담아서 사람들에게 기쁨도 주고 위로도 주잖아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래 나만 아프고 힘든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몇 달 후면 환갑이 된다는 그는 그동안 두번의 이혼과 사업경영을 하며 힘든 나날들을 겪으면서 각지고 날카로웠던 마음이 오히려 여유있게 되었다 말한다.
겉으로는 날카롭고 빈틈없어 보이지만 속은 세월이 지날수록 둥글게 변한 그는, 딱 떨어진 네모난 상자지만 사람들 마음의 각을 둥글게 깎아주는 TV와 닮은 인생이 된 것이다.
★Hello TV Tip★
김영애의 차가운 카리스마와 뜨거운 열정이 절묘하게 표현된 드라마 <황진이>는?
헬로TV > VOD > KBS드라마 > 황진이
editor 김서희 편집장 photo 권영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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