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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2'의 뿌리가 된 4가지 작품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0. 20:29
어제, 영화 '트랜스포머 2'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시사회가 끝나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어떤 것들이, 지금 이 영화를 있게 만들었을까-가 더 궁금했답니다. 인류의 어떤 바램이 이렇게, 살아있는 기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 걸까요.

그래서 조금 살펴봤습니다. 이 글은, 지금의 트랜스포머를 있게 만들었다고 여겨지는, 다섯 가지 작품들에 이야기입니다. 

1. 만들어진 인간에 대한 꿈, 오토마타

오토마타(Automata), 말 그대로 자동인형을 부르는 말입니다. 사실 로봇 자체에 대한 구상이야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등장한 '황금소녀'나 기원전 4세기 묵자가 만들었다는 전설 속의 스스로 움직이는 수레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 최초의 자동인형 제작자(?)  피에르 자케 - 드로 Pierre Jaquer - Droz가 
만든 손으로 글씨쓰는 인형


그렇지만, 인류에게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존재를 직접 인식하게 만든 것은 바로 자동인형, 오토마타의 등장부터입니다. 이때 만들어진 자동인형들은 대부분 태엽과 톱니바퀴, 크랭크등으로 이뤄진 존재였지만... 그들이 보여준 어떤 '특별함'은 지금 로봇 영화가 보여주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고 보이네요. 


예를 들어, 아래의 동영상을 한번 봐주세요.


이 자동인형은 19세기, Papier Mache가 제작한 인형입니다. 사람의 손으로 크랭크를 돌려야 움직이는 구식 자동인형입니다. 하지만... 저 자동인형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인간을 닮아있습니다. 왠지, 신기하면서도 조금 섬찟하지 않으신가요? :)

바로 이 닮은 것에 대한 친근함과, 그러나 그 닮은 것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 이 두가지 감정이 바로, 아직까지 인류가 로봇을 대하고 있는 감정입니다. 희망과 공포, 인간이 로봇을 대하는 두가지 자세. 

생명이 없어야 할 것에 불어넣어진 생명.

2. SF 소설, 아이 로봇

결국 이런 로봇에 대한 인간의 두가지 감정은 기술 발전에 찍질을 함과 더불어, 수많은 예술 창작물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가운데 오토마타에게 처음 '로봇'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체코의 희곡작가 카렐 카페크(Karel Kapek)의 작품 '로섬의 인조인간 (Rossum's Universal Robots)'란 희곡에서 입니다. 

'로봇'은 체코어의 '일하다(robata)'에 어원을 둔 말로, 일종의 '일하는 인간'이란 의미라고 하네요. 여기서 처음으로 로봇 때문에 느끼는 미래, 그리고 지금도 굉장히 많이 반복되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바로 '로봇에 의한 인간의 멸망'입니다. ... 터미네이터에서 항상 보셨죠? :)


▲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아이, 로봇'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아이, 로봇'의 포스터.
조만간 헬로TV VOD 로 보실 수가 있습니다.
(6월 중순경 VOD 방영 예정)

그래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로봇이 절대 인간을 해치지 않도록, 오로지 봉사만 하도록 만들 규칙이. 이 규칙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 '아이, 로봇'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로봇 3원칙'을 제시합니다. 

바로,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 로봇은 인간이 내린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 로봇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것. 이 설정은 뒤에 올 SF 작품들의 상황 설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다들 아시죠? :) 

왜냐하면... 이 원칙은 바로, 로봇이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으며, 그러기 위해선 "로봇도 욕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최초의 영화속 로봇 마리아


1927년,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 '메트로폴리스'에서 처음으로 로봇이 영화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오토마타- 인간의 모습을 닮은 인형에서 벗어나 '로봇'의 얼굴을 갖게 되죠. ... 뭐, 결국 영화에서도 로봇 얼굴에 인간의 얼굴을 입혀 인간인척 활동하게 만들지만...(응?)

사실 로봇의 얼굴-을 가졌다고 말하지만, 이 얼굴은 서구의 전설속에 전해내려져 오는 '골렘'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바위나 흙에 혼을 불어넣어 만든 살아있는 인형 '골렘', 그 골렘이 로봇의 얼굴로 다시 부활한 셈이죠. 

그렇지만 이 영화로 인해 이제 로봇은 본격적으로 영화에 등장하게 되고, 때로는 인간을 비웃으면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행동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진 로봇-이란 그림이 그려지게 됩니다. 


4. 로봇 애니메이션의 선구자, 철완 아톰

어떤 '도구'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진 로봇'이란 컨셉은, 데츠카 오사무가 1968년년에 제작한,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인 "철완 아톰"에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지기 시작하게 됩니다. 로봇이면서도 인간의 마음을 가진, 인간의 얼굴을 한 로봇. 

인간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로봇. ... 예, 트랜스포머 -_-에 등장하는 우리편 로봇(오토봇)-들입니다. 그리고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인간을 없애기 위해 싸우는 악당 로봇.. 예, 트랜스 포머에 등장하는 나쁜편 -_- '메가트론' 일당(디셉티콘)이 떠오르시죠?



...이런 이야기의 얼개가, 이미 철완 아톰에서 완성되어 있었습니다...-_-; ...실은 이 정도는 그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기에,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아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들에게 로봇과 미래에 대한 꿈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합니다.

힘센 로봇, 인간다운 로봇, 걸어다니는 로봇, 그리고 내 친구가 되주는 로봇... 이런 로봇에 대한 꿈을,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줬으니까요. ... 그리고 무엇보다, 트랜스포머 -_- 장난감 역시 이 아톰이 없었으면 안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5. 장난감 트랜스포머와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결국 로봇에 대한 꿈은 이렇게 길고긴 길을 거쳐, 트랜스포머에 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이 트랜스포머는 영화로 나오지 못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30대들에겐 "지난 추억" 같은 애니가 아니었다면, 과연 영화 제작이 가능했을까요? 

아시다시피, 트랜스포머는 장난감 시리즈로 등장했다가 히트해서,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그 애니의 히트로 인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연작 시리즈로 이어져오게 된 것이니까요.. :) 그리고 그랬기에 영화 실사판 트랜스포머도 나올 수 있었구요.

지금까지 장황하게 트랜스포머 영화의 배경을 이루는, 인간적인 로봇-에 대한 이미지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를 한번, 이것저것 뒤적여 봤습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 가운데 어떤 것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없거든요. 찾다보면 거의 모든 것들이, 과거에 만들어진 것들에 빚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과거를 뒤적여 보는 것은, 꽤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랍니다... :)


* 애니, 장난감과 트랜스포머 영화와의 관계는 아래, DVD프라임의 강동님 글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