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TV 매거진/2009 11

[Channel preview]TV 속에서 트렌드 엿보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0. 10:41


유쾌한 감염,

화성인 바이러스


별난 일반인들의 속내를 듣는 tvN 예능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가 지상파보다 더 재미있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연일 화제다. 올 3월에 시작해 30회차 방송을 내보낸 <화성인 바이러스>는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 고지를 단숨에 넘어섰고, 가구 시청률 동시간대 1위는 물론 타깃 시청률(30대 여성)에서도 1위를 선점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꽃남 연예인이 미소를 날리는 것도 아니고, 미끈한 몸매와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는 것도 아닌데 시청자들의 채널 재핑(zapping)을 막아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가 궁금해 상암동에 별도로 마련된 tvN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화성인 바이러스> 제작현장을 찾았다. 출연자와 제작진이 녹화준비를 마치자 3MC 김성주, 이경규, 김구라가 유니폼(?)을 맞춰 입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매회 김성주는 하얀색 양복을, 이경규와 김구라는 검정과 하얀색 체크무늬 양복만을 고수하니 유니폼이라 할 수밖에.
바쁜 제작진에 다가가 3MC가 유니폼을 입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컨셉트’란다. 진짜 화성인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과정에서 흑백의 토크대결을 벌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인 만큼 MC들의 유니폼은 음식 맛을 더하는 양념이라 할 수 있겠다. “녹화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사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오프닝 멘트를 하는 김성주에 이어 이경규와 김구라의 입담에도 시동이 걸렸다.
신기한 건 대본을 거의 보지 않는데도 진행이 매끄럽다는 것. 척척 들어맞는 MC들의 호흡은 마치 3박4일 연습이라도 한 듯 완벽했다.녹화 내내 단 한번의 NG도 내지 않으며 신들린 진행을 하는 MC들.
이들도 분명 화성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MC들의 진행이 눈부시다 해도 화성인임을 자처하고 나선 출연자들이 없으면 노른자 없는 달걀일 터. 이날 녹화에 참여한 화성인은 ‘진상고객’ 고발하는 식당 주인 유현숙씨와 23세 공주병 환자 이진희씨. 첫 번째 화성인 유현숙씨는 금연인데 버젓이 식당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손님, 4명이 와서 고기 2인분 시켜 먹고 다른 데보다 양이 적은 것 같다며 정량인지 저울에 달아 보겠다고 생떼 쓰는 손님, 종업원에게 다짜고짜 반말 해대는 손님을 낱낱이 고발했다. 운동화는 단 한 켤레도 없고 심지어 등산 갈 때도 하이힐을 신고 다니며 하루에 셀카를 6천 장이나 찍어 댄다는 두 번째 화성인 이진희씨는 누가 봐도 ‘공주병’이었지만 끝까지 자기는 병이 아니라 그냥 공주일 뿐이라고 MC들을 설득했다.
화성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MC은 맞장구도 쳐주지만 따끔한 충고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화성인들 역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도 친구, 혹은 오빠가 들려줄 법한 MC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랬다. 솔직함과 당당함. 거기에 유머를 버무린, 마치 갓 무쳐낸 싱싱한 겉절이의 느낌. 날것 그대로지만 입맛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그 맛 말이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일반인 토크쇼 <화성인 바이러스>가 안방극장을 침공한 이유다.

★HelloTV Tip★
Hellotv>tvN(ch.201)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editor 정주연 photo Ag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