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TV 매거진/2009 11
[People’s]그의 이름은 <유형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0. 11:32
그의 이름은 유형관
“어, 사장님이 CF 찍으셨네!”
tvN CF에 <막돼먹은 영애씨>의 사장님이 나오기에 반색을 했다. 흥부가 대박났다는 얘기에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겠다며 지붕 위로 오르는 놀부가 바로 영애네 회사 사장님이 아닌가. 그런데 영애네 회사가 인수 합병되어 팀장으로 강등된 게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사장이라고 부르다니. 이런이런, 습관이란 게 이래서 무섭다. 한데 아뿔싸! 그의 진짜 이름이 도통 기억 안 나니 이를 어쩌누. 검색을 해봤더니 그의 이름은 유.형.관. <야심만만>은 메신저를 통해 만 명에게 물었다지만 나는 아쉬운 대로 알음알음 백 명에게 물어봤다. “유형관이 누군지 알아?” 안타깝게도, 놀랍게도 ‘유형관’이 연기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누군가는 법조인이 아니냐 하고, 누군가는 정치인이냐 하고, 심지어 유영철이 연상되어서인지 살인마냐 묻는 이까지 있었으니 ‘오호 통재라!’ 할밖에. 반면 사진을 보여주니 100퍼센트 모두 아는 사람이란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봤다는 이도 있고, 영화 <공공의 적>에서 살인마 이정재에게 살해당한 택시 기사로 기억하는 이도 있고, <화려한 휴가>의 정신지체아 아버지를 생각해내는 이도 있고. 물론 SBS <솔로몬의 선택>의 재연배우로 기억하는 이도 많았다. 하기야 SBS 개국드라마 <길>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출연작이 무려 100편이 넘는다니 기억 못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는지. 그런데 같은 조연배우이거늘 <환상의 커플>의 공실장 ‘김광규’나 <뉴하트>의 배대로 역 ‘박철민’과 달리 ‘유형관’은 왜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한 이름인지 아쉽기만 하다. 그러던 차에 누군가가 유형관이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를 강력 추천하기에 내친김에 그의 연극을 보러 갔다. 연극 무대에서 만난 그는 ‘솔로몬 아저씨’도 ‘사장님’도 아닌 또 다른 모습. 연극배우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그가 마지막으로 이름을 남길 자리는 역시 연극 무대이지 싶었다. TV에서 다르고, 영화에서 다르고, 연극에서 또 다른 그.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그가 있을 것 같아 주변인들에게 물었다.
“유형관은 어떤 사람입니까?”
배우 조재현’s say
기억을 짚어 보니 연극 <에쿠우스> 때 함께 공연을 했으니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된 사이다. 모든 연극배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유형관씨에게도 그때가 아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련기였을 게다. 그런데 그 기나긴 역경을 헤치고 이제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갖춘 연기자로 우뚝 섰다는 사실이 참 반갑다.
<늘근도둑 이야기>의 파트너, 연극배우 전재수’s say
한마디로 말해 ‘짠돌이’다. 근검절약, 검소가 몸에 밴 선배. TV에 얼굴 좀 뵌다 싶으면 어깨에 힘주고 허세부리는 인간들이 허다한 이 바닥에 귀감이지 않을까?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 김현숙’s say
겉으론 거칠어 보이지만 여리고 섬세한 분이다.겉으론 털털해 보이지만 깔끔하고 예민한 분이다.
따뜻하고 배려 깊고 .
★Hello TV Tip★
유형관씨의 걸쭉한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6>은?
HelloTV > tvN(CH.201)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writer 정석희 TV칼럼니스트 photo Ag Studio
hair & makeup 레이첼 BY 김선영(hair 박희경 makeup 윤희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