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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극복! 한국공포영화 특집!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17. 12:34
여름이면 항상 납량특집들이 봇물을 이룹니다.
납량(納凉)이란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여 서늘한 기운을 느낀다는 뜻인데요.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 장르는 공포물이죠.
 
발 밑이나 어깨 뒤에 뭔가가 스물거리며 차갑게 다가오는 것 같고, 그러다가 갑자기 확 등장한 귀신에 깜짝 놀라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 땀 흘리던 열대야는 잠시 잊어버리게 되죠. 기괴한 소리와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하는 귀신으로 유명한 일본 공포 영화, 뱀파이어나 괴물이 등장하는 헐리우드 공포 영화보다는 역시 우리 정서에 가장 가깝게 닿아 있는 우리나라 공포 영화가 더 무섭기도 합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며 보던 '전설의 고향'을 생각해 봐도 그렇지 않나요?
서늘한 기운을 한껏 느끼게 해줄 헬로TV VOD의 한국 공포영화 특집과 함께 열대야를 시원하게 넘겨 보자구요.


기담 -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기담>은 개봉 당시 관객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디 워>와 <화려한 휴가>에 밀려 극장에서 금방 내려갔던 영화입니다. 네티즌 청원 게시판에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틀어달라는 요청이 올라왔었죠. 그때 놓치셨던 분들, 헬로TV의 다시보기로 보는 것을 강추할게요.
기이한 이야기 <기담>은 식민지 시대 경성의 안생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에 빠져 죽은 뒤 꽁꽁 얼어 도착한 아름다운 여고생의 시체, 일가족이 죽은 교통사고에서 아무런 외상도 없이 살아남은 여자 아이, 그리고 엘리트 의사 부부의 이야기까지 3개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안생병원에는 목조 침대, 병원의 현판, 기모노와 일본화 등 일본식 소품과 당시의 수술 기구 등 근대 의료기기가 함께 있어 더욱 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담>은 소복 입은 귀신이 피를 흘리거나 길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이 TV 속에서 나오는 등의 모습 보다는 살아 남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의 모습을 다룹니다. 죽은 사람의 한 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타인의 죽음 이후를 어떻게 감내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그래서 <기담>의 공포는 삶과 더 밀접한 감정의 일그러짐에서 나옵니다. 이는 환상, 꿈, 정신분열로 이어지지만 의사들의 정신분석학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향하고 있지요. <기담>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외로운 사람입니다. <기담>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피 흘리는 시체와 신경을 긁는 쇳소리가 아니라, 등장인들의 외로움이 일그러지며 어떤 감정으로 변해 가는지 보는 것입니다.


우리 동네 -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오만석, 커피 프린스에 이어 달콤한 나의 도시까지 정복한 이선균, 천하장사 마돈나의 완소 마돈나였던 류덕환. 이 셋이 모여서 만든 영화가 <우리 동네>랍니다. 아무런 증거를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살인을 해 나가는 연쇄살인범, 우발적으로 집주인을 죽여놓고 연쇄살인범의 소행인 것처럼 위장하는 세입자, 친구를 의심하며 쫓아야 하는 경찰이 한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 동네에 살인범이 두 명이나 있네요. 그 두 살인마는 곧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놀이터, 문방구, 초등학교와 같은 우리들 소소한 일상이 담긴 공간들에 살인범들이 출몰한다는 것, 역시 공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는 것 같아요.



분신사바, 인형사 - 작고 하얀 얼굴에 공포가!

우리나라 공포물에는 유독 어리고 순수하게 생긴 여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작고 하얀 얼굴에 동그랗고 커다란 까만 눈을 크게 뜨고 꺄악~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려지시죠? 그런 여고생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 영화 두 편이 있습니다. <분신사바>와 <인형사>인데요. 분신사바는 다들 한번쯤 해본 놀이일듯 합니다. 친구 두 명이 손을 맞잡고 사이에 연필을 끼우죠. 둘 다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펜은 조금씩 슥슥 움직여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적습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쭈뼛해지는 이 놀이가 학교 안의 공포를 만들어내는 매개체가 됩니다. <분신사바>는 <가위>, <폰>, <아파트> 등 공포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안병기 감독의 작품이니 장르 영화에 충실한 내용을 기대해 보세요.
<인형사>는 구체관절 인형에 관한 내용인데요. 구체관절 인형에 대한 동호회도 꽤 많고 인형을 튜닝하기 위한 소품을 파는 전문샵도 있더라구요. 구체관절 인형은 눈과 속눈썹을 비롯한 얼굴이 특히 사람과 많이 닮아서 조금 섬뜩하기까지 한데, 인형과 꼭 닮은 배우 임은경이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어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이자 어느 순간 사람을 뛰어 넘으려는 인형의 모습이 무섭기만 합니다.



두 사람이다, 가면 - 사람이 죽음의 이유가 되는 현실
인간은 누구나 양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배트맨>의 유명한 악당 '투 페이스(two face)'를 비롯해 마징가의 '아수라 백작'이 이러한 모습을 드러내는 대표적 캐릭터겠죠. 내 안에 두 가지 인격이 공존한다는 것은 사실 무서운 일이라 어떤 사람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가면>은 얼굴이 하나 이상인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0년 전 군대 폭행사건의 가해자 3명이 연쇄 살해되는데 가장 유력한 범인은 당시 피해자였던 이윤서이죠. 그러나 그는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몽타주가 없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두 사람이다>의 주인공 가인의 죽음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믿었던 가족, 친구, 애인이라면, 살아남는다 해도 배신감에 대한 상처가 매우 클텐데요. 가인의 동급생 석민은 "아무도 믿지 않으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인지 슬퍼지기도 합니다. '사람'이 죽음의 이유가 되는 현실, 강경옥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두 사람이다>는 인간 관계의 최소 단위인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공포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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