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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디지털

전자책은 서비스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협회와 CJ헬로비전 등 주요 케이블 복수유선망사업자(MSO) 대표 및 임원들이 '모바일 사업추진단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근 제출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 케이블 사업자들도 이동통신사(SKT, LGT, KTF 등)의 망을 빌려서,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가 될 수 있게 됐거든요.

물론, 아직 결정난 것은 하나도 없지만... :) 만약 케이블 업체들이 MVNO가 된다면, 은근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만 같지 않으세요? 그리고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오오- 이제 전자책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건가? 하고 생각했답니다.

왜냐구요? ... 그게... 전자책 단말기가, 바로 이동통신망의 존재와 은근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 먼저 아래를 봐주세요. 미국 아마존에서 이번 달에 발표한 전자책 리더, 킨들의 최신 모델 킨들DX 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자책 단말기이기도 하죠.

킨들 + 휴대폰 = 전자책 서비스의 성공


아마존 킨들 시리즈는 다른 여러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휴대폰 이동통신망을 장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신 흔히 쓰이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는 빠져있구요. 킨들은 이 휴대폰 통신망을 통해 책을 찾거나, 다운받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때 통신 요금은 무료입니다... :)

비록 무료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동통신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 기능은 킨들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찾아서 다운받아 읽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바로, 유료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휴대전화 요금은 과금되지 않아도, 휴대전화처럼 등록은 되니, 과금이 가능한 거지요...

만약 이 기능이 없다면, 킨들이 과연 유료 전자책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

전자책 시장, 핵싱은 서비스


사실 그동안 전자책 시장은 '단말기'와 '콘텐츠'가 사업의 중심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얼마만큼 매력적인 기기를 내놓는가와, 그 기기로 읽을만한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가가 중요하다고 여겨진 것이죠. 절-대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책을 읽을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읽고 싶어하고, 어떻게 읽고 싶어하며, 왜 읽고 싶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읽게되는 지를 모르면 아무리 좋은 단말기와 컨텐츠라도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 그러니까, 전자책 시장의 핵심은 결국,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라고 봐야만 합니다.

기존에 단말기 회사 + 컨텐츠 회사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렇게 읽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서가 아닐까요? 반면 아마존은 아직까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성공시켰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살펴보고, 구매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피씨, 단말기, 아이팟 터치등 원하는 것으로 책을 볼 수가 있으며, 그 책의 가격도 종이책에 비해 매우 싼편입니다. 새로나온 킨들 DX에서는 블로그나 잡지, 신문뿐만 아니라 교과서도 볼 수 있게 됩니다(미국은 교과서 가격이 1년에 1인당 12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쌉니다. 그래서 중고 교과서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와우- 우리가 필요한 읽을거리들이 거의 대부분,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 물론, 미국에 한정된 사례이긴 합니다. ㅜ-ㅜ

케이블 사업자와 전자책의 만남을 기대하며


▲ 지금은 제작 중지된, 환상의(?) 이북 리더 아이리버 이북


이미 전자책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존의 킨들과 아이팟 터치를 비롯, 구글은 소니와 제휴를 맺고 전자책 단말기를 내겠다고 하며, 삼성전자도 파피루스라는 신형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에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예스24는 서로 제휴를 맺고 전자책을 만들기로 했고, LGT에서도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지 좀 됐으며, SKT는 국내 전자책 업체인 네오럭스와 업무제휴를 하면서, 전자책 사업을 넘보고 있는 중입니다.

슬쩍 돌아보기만해도 굉장히 많은 업체들이 있는데, 아직까지 전자책 단말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일종의 서비스 마인드 부족이 아닐까-하는 감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책 편하게 보려고 이동통신사 새로 가입하고 가입비내고 통신비까지 내야 한다면... 그걸 이용할 사람의 거의 없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식의 마인드 부족, 있는 것 가지고 편하게 배채우려는 경향을 쉽게 가시지가 않죠...

케이블 업체들이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가 되는 것에, 은근슬쩍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후발 사업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식의 배부른 장사는 안하려고 할테니까요...그럼 정말 우리는, 편하게 책을 보고 읽는 시대로 접어들게 될지도 모릅니다.

무거운 전공서적 안가지고 다녀도 되고, 공연이나 영화 시간표도 지하철에서 볼 수가 있고, 신문도 읽고, 헬로TV 편성표도 보고, 새로나온 드라마 시놉시스도 미리 읽어보구요... 으흐, 정말 할 수 있는게 많겠네요.

물론 제가 더 바라는 것은, 집에서는 와이파이폰이 되고 집 밖으로 나가면 휴대전화가 되는 전화 서비스의 등장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 (이거 은근히 대박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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