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엄마를 위해 지켜야 할 약속
2009년 7월30일, 나는 <세계와 나 W>라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 머물고 있었다. 새벽 2시경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어댔다. 비몽사몽간에 집어 든 전화기를 통해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풀빵엄마 최정미씨가 돌아가셨어요.” 뜨거운 무엇이 하염없이 내 볼을 타고 흘렀다. 믿어지지 않았다. 출장을 떠나오기 전 그녀는 이겨 낼 수 있다며 예의 그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고, 은서와 홍현이를 위해서 이겨 내겠다며 나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나중에 알았다. 나와 만났던 그날이 3차 항암치료로 힘들어하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날이었다는 것을. 2008년 10월 故 최진실씨의 추모다큐를 제작하면서, 이혼에 대해서는 당당했으면서도 아이들 문제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졌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난 언젠가 싱글맘의 사연을 꼭 담아 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찾아낸 주인공이 <풀빵엄마>였다. 최정미씨와 딸 은서, 아들 홍현이. 그들을 처음 만난 재작년 11월의 어느 날, 난 정말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지혜롭고 현명한, 무엇보다도 씩씩한 엄마 최정미씨와 일곱 살의 어린 나이지만 오히려 엄마를 걱정하고 동생을 엄마처럼 챙기는 은서, 천진난만한 개구쟁이홍현이. PD가 출연자를 앞에 두고 늘 하는 계산, ‘비디오는… 오디오는… 캐릭터는…’ 이런 주판알 튕기기가 무의미할 만큼 그들은 아
름다운 매력을 물씬 내뿜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2006년 <너는 내 운명>과 2007년 <안녕, 아빠>를 제작할 때는 가슴을 때리며 울었던 ‘상황들’을 자주 만났다. 그런데 <풀빵엄마>는 ‘인터뷰’를 하면서 참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다. “난 괜찮아요, 다 이겨 냈어요”라며 담담한 웃음까지 곁들인 그녀의 기구한 과거와 아슬아슬한 현재, 혹시 모를 불안한 장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난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것을 삼키지 못해 얼마나 꺽꺽댔는지. 나보다 불과 세 살 적은 그녀는 어찌 그렇게 세상을 바보처럼 따뜻하게만 바라보는지. 열악하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의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들을 온몸으로 껴안고 살 수 있는 힘은 뭔지….3년간 그녀를 지켜봤던 사회복지사가 얼마 전 내게 말했다. 우리 프로
그램을 촬영하던 때가 그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과거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전에 없이 밝은 얼굴이었다고. 2009년 5아이들을 걱정하고, 후원해 주고자 했다. 아이들이 잘 커가도록 지켜보며 돕자는 카페들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그늘진 삶을 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노력하며 지켜야 할 약속이다.
2009년 7월30일, 나는 <세계와 나 W>라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 머물고 있었다. 새벽 2시경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어댔다. 비몽사몽간에 집어 든 전화기를 통해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풀빵엄마 최정미씨가 돌아가셨어요.” 뜨거운 무엇이 하염없이 내 볼을 타고 흘렀다. 믿어지지 않았다. 출장을 떠나오기 전 그녀는 이겨 낼 수 있다며 예의 그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고, 은서와 홍현이를 위해서 이겨 내겠다며 나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나중에 알았다. 나와 만났던 그날이 3차 항암치료로 힘들어하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날이었다는 것을. 2008년 10월 故 최진실씨의 추모다큐를 제작하면서, 이혼에 대해서는 당당했으면서도 아이들 문제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졌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난 언젠가 싱글맘의 사연을 꼭 담아 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찾아낸 주인공이 <풀빵엄마>였다. 최정미씨와 딸 은서, 아들 홍현이. 그들을 처음 만난 재작년 11월의 어느 날, 난 정말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지혜롭고 현명한, 무엇보다도 씩씩한 엄마 최정미씨와 일곱 살의 어린 나이지만 오히려 엄마를 걱정하고 동생을 엄마처럼 챙기는 은서, 천진난만한 개구쟁이홍현이. PD가 출연자를 앞에 두고 늘 하는 계산, ‘비디오는… 오디오는… 캐릭터는…’ 이런 주판알 튕기기가 무의미할 만큼 그들은 아
름다운 매력을 물씬 내뿜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2006년 <너는 내 운명>과 2007년 <안녕, 아빠>를 제작할 때는 가슴을 때리며 울었던 ‘상황들’을 자주 만났다. 그런데 <풀빵엄마>는 ‘인터뷰’를 하면서 참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다. “난 괜찮아요, 다 이겨 냈어요”라며 담담한 웃음까지 곁들인 그녀의 기구한 과거와 아슬아슬한 현재, 혹시 모를 불안한 장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난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것을 삼키지 못해 얼마나 꺽꺽댔는지. 나보다 불과 세 살 적은 그녀는 어찌 그렇게 세상을 바보처럼 따뜻하게만 바라보는지. 열악하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의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들을 온몸으로 껴안고 살 수 있는 힘은 뭔지….3년간 그녀를 지켜봤던 사회복지사가 얼마 전 내게 말했다. 우리 프로
그램을 촬영하던 때가 그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과거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전에 없이 밝은 얼굴이었다고. 2009년 5아이들을 걱정하고, 후원해 주고자 했다. 아이들이 잘 커가도록 지켜보며 돕자는 카페들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그늘진 삶을 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노력하며 지켜야 할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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