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be
with you,
once
again
새로운 내 모습을
계속 찾아낼 거예요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우수(雨水)답게 박수진을 만나러 나선 길은 간간이 진눈깨비까지 흩날렸다. 하지만 촬영 중인 스튜디오 안은 따뜻하고, 밝고, 활기찬 기운이 넘쳐났다. 그룹 ‘슈가’의 멤버로 데뷔 당시 그 누구보다 핫한 인물이었던 박수진, 어느새 8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한 내공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10대에서 20대로 진입하며 풋풋한 매력을 풍길 때나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지금이나 한결같은 절대동안.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작고 귀여운 얼굴에 균형 잡힌 몸매. 그는 싱그럽다.
_Photographed by YIM MIN CHEOL
열여섯 살 때 우연히 댄스경연대회에 나갔다가 캐스팅됐다. 일 년 후 얼떨결에 떠밀리듯 걸 그룹 ‘슈가’의 멤버가 되었지만 노래는 그때도, 지금도 썩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가수보다는 연기에 매력을 느껴 연기자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람들은 <꽃보다 남자>, <선덕여왕> 등의 인기드라마에 출연한 걸 두고 운이 좋다고들 했다. 물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케이블 드라마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을 맡아 최선을 다해왔기에 얻은 기회이기도 했다. 요즘 화제가 된 SBS 주말극 <천만번 사랑해>에서 오난정이라는 철부지 캐릭터는 어머니 역인 이미영 선생님이 만들어 내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본 연습 때부터 연기 지도는 물론 감정을 맞춰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O형 같은 A형이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편인데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이 대부분 지고지순하고 참한 역이라 버겁고 어색했다. 이제는 어떤 역을 잘해낼 수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착하고 순한, 세월에 순응하는 캐릭터보다는 스스로 앞날을 개척해가는 능동적인 역할을 맡고 싶다. 욕을 먹더라도 악역도 좋고 지극히 퇴폐적인 역할도 사양 않겠다.
인간에게는 누군가를 한없이 치켜세웠나 싶다가 언제 봤느냐는 듯 한순간 추락시키는 습성이 있다. 요즘 ‘애프터스쿨’의 유이처럼 한때 주목받았던 박수진이 연기에 도전하자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치기보다 쏟아지는 악플에 당당히 맞서 드디어 연기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보다 깊고 넓은 성장의 과정을 반드시 보여주리라는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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