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로 자라고 있을음 깨달은 순간 행복했죠
_이태임
MBC <내 인생의 황금기>로 시작해 KBS <천추태후>, SBS <망설이지 마>까지 세 편의 드라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한 이태임은
요즘 KBS2 주말드라마 <결혼해 주세요>에 출연 중이다. 불륜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배역을 연기하는 탓에 한방에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공공의 적이 되나 했는데, 수영장에서 배영 한 번 하고 나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와 미디어가 이태임으로 도배됐
다. 그녀의 사진이 붙은 기사에는 매번 아름답다, 부럽다는 댓글이 쏟아지고, ‘유부남 팬클럽’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전망 아닌
전망까지 나왔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다들 너무 좋다, 좋다 하니까 요즘 뭘 못 먹겠어요”라고 웃으며 너스레를 떤다.
170cm의 늘씬한 키, 균형 잡힌 S라인 몸매에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까지, 이쯤 되면 시대가 요청하는 미인의 완성형이라 해야겠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이태임은 어느 때보다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아주머니들 덕분에 요즘 인기를 실감한다. 만나는 분마다 타박도 하고 응원도 한다.
데뷔 후 가장 많은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연기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데뷔 시절을 꼽는다. “항상 혼났어요. 정세호 감독님(<내 인생의 황금기>연출)은 정말 무서운 분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캐스팅하셨으니 어땠겠어요.
만날 혼나고 화장실 가서 울고 그랬는데, 어느 날 감정 신을 하는데 스태프들이 자꾸 NG를 내는 거예요. 그래도 저는 끝까지 감정을 잡고 준비 자세로 있었거든요. 그때 스크립터가 조용히 나오더니 대본에 뭘 써서 보여 주는 거예요. ‘감독님이 태임씨는 정말 빛나는 연기자가 될 거래요.’ 정말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눈물이 고인다. 그만큼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는 이야기일 테다.
어쩌면 데뷔 3년차의 이태임에게 연기와 관련된 구설이 따라붙지 않는 것은 이런 배경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호된 데뷔 시절의 기억, 그리고 그를 통해 스스로 자라고 있음을 깨달았던 순간의 환희. 그녀는 서서히 연기자로 자라왔던 것이다. 이태임은 말한다.
“행복했어요. 아, 이게 연기자가 되어 가는 느낌인가, 했죠.”
즐거워서 하는 일
연기는 거리 캐스팅으로 우연히 시작했다. 만약 연기자가 안 됐다면 아이들을 좋아해 미술교사나 음악교사, 아동심리치료사가 되었을 거라지만, 연기를 이야기하는 이태임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천생 이 길을 가겠구나싶다. “제 연기에 ‘오, 이 정도면 좋아’ 하고 만족했던 순간은 없어요. 오히려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좋다, 좋다’ 해도 ‘아니야’라고 생각하죠.” 연기에 대해 아직 공부해야 될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만큼 해보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도 많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이나 불쌍한 캐릭터, 표독스러운 역할, 바보 같거나 약간 4차원인 배역을 하고 싶다. 움직이고 땀 흘리는 걸 좋아해서 언젠가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하고 싶고,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 영화 <카핑 베토벤>을 떠올리면 음악영화도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신이 난다는 그녀의 얼굴이 밝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 그래서 그는 연기자로 착실하게 성장 중인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행복이라는 선물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었다. - 글 이지선
'HelloTV 매거진 > 2010 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auty]제빵왕 김탁구 전인화의 과유불급 過猶不及 메이크업 (7) | 2010.09.09 |
---|---|
[Style Report]드라마 속 패션 아이템 비하인드 스토리 (6) | 2010.09.09 |
[Cover story]소지섭 (7) | 201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