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예능학교가 생긴다면?
예능 프로그램이 날로 버라이어티해지면서 가수, 특히 아이돌에게 예능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 되어 버렸다. 장르의 변화는 물론이고 난립하는 기획사들의 스타 양성 시스템으로 인해, 음반 시장의 축소로 인해 이름 한번 알리기가 너무나 힘겨워진 아이돌에게 예능 프로그램은 가요 프로그램 못지않게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독일지, 약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단번에 자신이 속한 그룹 인지도까지 높인 ‘제국의 아이들’ 황광희라든지, ‘애프터스쿨’의 리지양이나 ‘슈프림팀’의 싸이먼 D처럼 예능의 블루칩으로 등극한 케이스도 있지만 반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KBS <백점만점>은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학교’를 제시했다. ‘국민 스타를 넘어 월드 스타를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스타를 위한 국민스타 양성 학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신인 교육에 나선 <백점만점>의 MC 박명수, 박경림, 토니안, 그리고 싸이먼 D, 양요섭과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신미진 PD가 이 프로그램의 이모저모를 강화도에 위치한 ‘오 마이 스쿨’ 현장에서 짚어봤다.
정석희 <백점만점>은 연예계에 입문하는 신인들에게 예능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주는 가이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무분별한 예능 프로그램 섭렵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는지라 어찌 보면 아이돌에게는 맞춤 조언자를 얻을 기회이지 싶다.
박경림 많은 신인들이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그 점, MC 입장에서는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예능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주겠다며 학교를 열어 놨는데 정작 배우러 오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어쩔 뻔했나. 솔직히 시청률은 아직 그다지 좋지 않지만 일단 본 사람들은 다 재미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신미진 PD 그래서인지 인기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섭외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다만 프로그램 콘셉트가 연예인 생활을 하느라 학교생활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었을 친구들이 <백점만점>을 통해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체험해 보자는 취지이기에 되도록이면 고등학생은 출연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여기 와서 방송할 시간이면 차라리 학교에 나가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괜찮다 싶은 친구여도 20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박명수 신 PD님은 KBS <해피투게더>에서 오래 함께 일을 해봐서인지 내 장단점을 두루 잘 아는 연출자다. 한마디로 박명수를 다룰 줄 아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박경림씨와는 MBC <동안클럽>과
SBS <일요일이 좋다> ‘X맨’을 한동안 같이했었기에 어지간히 호흡을 맞춰본 사이이고. 토니씨와 싸이먼 D는 현재 다른 프로그램을 같이하니까 서로의 속내를 짐작할 만한 사이는 된다.
박경림 나는 남편을 만나 화제가 된 KBS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줘>를신 PD님과 같이했다. 이보다 특별한 인연이 또 어디 있겠나. 박명수씨와는 아시다시피 꽤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같이했고 토니씨는 예전부터 친구 사이다. 그렇게 두루 인연이 닿았던지라 아직은 맞춰 나가는 단계이기는 해도 마음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좋은 점은 출연자끼리 일종의 동지애가 생긴다는 거다. 여기서 만나고 난 뒤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나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되면 뭐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 싶고, 리액션도 더 해주게 되고, 뭔가 할 말이 많아지는 것 같다.
시트콤처럼 갈수록 재미가 더해진다
정석희 고정 출연진의 캐릭터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정체성이 모호했던 <백점만점>에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잔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황극의 달인이고 캐릭터를 만들 줄 아는 박명수씨가 아무래도 큰 역할을 했지 싶은데 그만큼 어깨도 무거울 것 같다.
박명수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프로그램마다 특성을 주려고 많은 연구를 한다. <백점만점> 또한 나름의 색깔을 찾으려고 애를 써왔다. 나뿐만이 아니라 제작진을 비롯하여 다들 음으로 양으로 노력 중이니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결과가 나타나리라 믿는다.
신미진 PD 지금까지 학습에서 의미를 찾느라 재미 면에서 다소 소홀했다는 판단이 서 개선 중이다. 기본적으로 ‘학교’라는 콘셉트는 그대로 가지고 가되 학습과 재미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롭게 끌고 가느냐가 관건인데 그동안 예능 초보인 아이돌들에게 잘하지 못하는 걸 자꾸 시키니까 부담이 되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억지로 어려운 것을 시켜서 뽑아낼 게 아니라 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것, 어떻게 하면 마음껏 놀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오늘은 아이돌들의 어머님을 초대했는데 어른들이 나오시니까 아무래도 연세 높은 시청자들의 반응이 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박경림 그렇다. 아이돌을 어떻게 키웠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아마 계실 거다. 오늘은 특히 감동을 끌어낸 장면이 많았다. 아까 보니까 PD님도 울고 있던데.
박명수 PD뿐이 아니다. 다들 울었다. 부산 사나이 싸이먼 D도 슬쩍 눈물을 닦더구먼
달라진 아이돌 문화, 예능을 배운다
정석희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 그런데 예전 아이돌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누군가 이처럼 학습을 시켜준 적이 없어 눈치껏 알아서 해야 했을 것 같다.
토니안 맞다. 우리 때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재밌었을 텐데, 그때는 아이돌끼리 교류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서로 어울리기는커녕 어쩌다 마주쳐 인사만 할라쳐도 왠지 쑥스러웠는데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남녀 아이돌끼리 친하게 지내는 걸 보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정석희 토니씨는 군대로 인해 공백기가 있었다. 그래서 급변한 아이돌 문화가 조금은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토니안 사실 밖에서 TV로만 봤을 때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직접 맞닥뜨려 보니 크게 변한 점은 없더라. 프로그램 중에 선배에게 도발하는 경우가 가끔 보이는데, 그런 것들이 예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그야말로 프로그램에 국한된 일일 뿐이다. 예를 들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뜨거운 형제들’에서 이기광이나 싸이먼 D가 내 말을 자르고 나선 적이 있지만 그건 그 프로그램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그런 식으로 튀지 않으면 아예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니까.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특히 이 <백점만점>을 하면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정석희 혹시 군기반장 박경림씨가 무서워서가 아닐까?
박경림 아니다. 전혀(웃음).
정석희 그래도 요즘 아이돌, ‘이렇게까지 하나?’ 하고 놀랐던 적 은 없었나?
토니안 방송 중에 다소 거슬리는 언행들이 눈에 띌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매사 너무나 열심히 하는 열정들에 놀라게 된다. 연애사에 대해서도 개방적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고, 얼마나 파장이 커지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지라 나도 묻지 않는다. 선배 MC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정석희 싸이먼 D씨는 ‘뜨거운 형제들’에서 한 차례 대단한 반응을 얻으면서 단번에 예능의 기대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누가 뭘 가르쳐 준 것도 아니었을 테고, 끌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지라 여 기 와서 비로소 실전을 배우게 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싸이먼 D ‘뜨거운 형제들’이 예능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는데 거기서 여러 선배 MC들 중, 특히 박명수씨에게 많은 걸 배웠다. 그곳에서 습득한 갖가지 지식들을 여기서 실전 응용하는 셈이다. 처음 시작을 너무 어려운 분들이랑 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예능 프로그램은 좀 수월한 편이다.
박경림
(웃음) 가만 보면 박명수씨가 옆에 있을 때만 명수 형에게 배웠다고 하던데?
싸이먼 D 처음엔 남들처럼 박명수씨 성격을 겉으로만 판단했다. 하 지만 알면 알수록 따뜻한 분이라는 게 느껴졌다. 사이판으로 촬영을 갔을 때 박명수씨가 넌지시 손을 건네주셨다. “넌 이제 내 동생이다. 앞으로 날 믿고 따라와”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박명수 라인이 됐다.
정석희 요즘 MBC <무한도전> ‘타인의 삶’ 편에 나온 예진이라는 소녀와의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각종 프로그램에서 따뜻한 분으로 거듭나고 있는 거 모르나? 박명수씨가 생색을 안 내서 그렇지 남들 모르게 따뜻한 일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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