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야구팬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각 구단의 열성적인 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그들에겐, 남들이 가지지 못한, 그리고 어쩌면 당분간 가질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편파방송"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CJ헬로비전 부산 미디어 센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밀착 야구 경기 중계(케이블 TV 스포츠 중계)'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일명 편파방송-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는 총 9회를 방송하면서, 디지털 케이블 TV 마의 시청률 1%를 훌쩍 넘겨 2.5%까지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지역채널에서 연고지역 야구단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은 국내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죠? :) 사실 이런 식의 편파 중계는, 지역 방송 사업자만이 할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MBC나 KBS가 이랬다가는 큰 일 나지요.
지난 5월부터, 그 편파중계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화요일, 부산에 내려가 편파방송을 진행하는 한상훈 캐스터와 안병환 해설위원(전 경남상고 감독)을 만나고 왔습니다.
Q) 반갑습니다. 우선 롯데 자이언츠 편파 방송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편파 방송은 우리 선수(롯데 자이언츠)만 응원하는 방송이면서... 상대방도 기분 나쁘게 까는 방송,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다음날 상대팀 선수가 들으면 기분 나빠서 경기 하기 싫을 정도의 방송..이 바로 '케이블 TV 스포츠 중계방송' 입니다. 물론 우리팀 선수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하지만 상대팀이 잘하면 잘할수록 저희들에게 욕먹고, 못하면 못할 수록 칭찬을 듣는 것은 사실이죠. ^^
안) 막장 캐스터와 속시원한 해설, 이것이 저희 방송의 모토입니다...만, 저도 점잖은 것 없습니다. 그냥 xxx 거지. 다른 중계방송과는 차별화되고, 색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 내 사전에 젊잖은 것은 없다! 야구장에서 살아간다!
..를 외치시는 만년 청춘 해설위원, 안병환 전 경남상고 감독
..고교시절 박찬호 선수를 한국 주니어 대표에 기용했던 것으로도 유명하시죠..
Q) 어쩌다 이런 방송을 시작하시게 되셨습니까? (응?)
안) 원래 체질이 쫌 이런 것이 있는데... 방송국에서 완전히 교육을 받았어요. 연수도 거쳤고. 그래서 이쪽으로 완전히 필이 꼽혀가지고... 남 이기는 것은 절대 못보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사실 점잖을 수가 없어요. 실전에는 물불을 안 가리게 되잖아요. 우리 롯데 게임에서 잘하는 상대편 선수가 있다고 하면.. 집중적으로 타게팅하게 되고..^^
한) 프로야구 8개 구단중에 팬이 가장 많은 구단이 롯데잖아요? ^^ 지역 성향도 무시 못하는 것 같고.. 뒤에서 끙끙 앓는 것보다 차라리 드러내놓고 즐기자-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또 그런 것들이 팬들에게도 힘이 될 것 같고, 팀에도 힘이 될 것 같고요. ^^ ... 사실 안 선생님께서 일조하신 부분도 많아요.
Q) 마치 성격 뜨겁고 야구 잘 아는 친구랑 같이 야구 경기를 지켜보는 느낌이겠네요?
한) 그렇죠. 야구장에서 야구 보면서, 예를 들어 삼성의 양준혁이나 워낙 잘하는 선수들, SK의 정근우 같은 선수들 나오면, 야구장에선 "아~ 저 xx 또 나왔어-"하는 얘기 나오거든요. 그렇지만 다른 방송에서는 그런 걸 얘기 못하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대놓고 '저 선수 막아야 한다'던지,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야구장에서 친구들이랑 맥주 한 잔 마시면서 편하게 하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하는 거죠. ... 물론 저희는 심한 욕설은 안합니다.
안) 저도 재밌고 웃을 수 있는 야구 해설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중간중간 야구 히스토리나, 뒷 이야기들도 많이 섞고 있구요. 지루하지 않은 해설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이기면 행복합니다!! ..라고 외치는
한상훈 캐스터
Q) 진행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있으면 들려주세요-
한) 작년 롯데랑 삼성이랑 플레이오프 올라가기전, 방송 중에 삼성 서포터즈 분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었어요. 난장 통화 한번 해보자- 이래가지고.
안) 그때 제가 그분에게 그랬어요. 이제 포기 각서 쓸 때가 되었다. 삼성은 더 이상 에너지를 소모시킬 이유가 없다. 내년을 대비하는게 좋겠다. 이제는 우리가 이겼다. 좀 올라가야 되겠다. 더 이상 에너지를 소비하면 선수가 다친다. 그러니 오늘 이 경기 마치고, 내일 경기를 생각하지 말고, 포기 각서를 이제는 써라. ... 그래서 포기 각서를 받았습니다.
한) 말로서 이기신 거죠. ^^ 그날 게임도 우리가 이겼습니다. 이건 자랑이지만, 저희가 중계한 게임에서의 롯데의 승률이 8할정도 입니다. 저희는 저희 방송의 기를 받아서 이겼다고 믿고 있습니다. ^^
안) 아마 저희 방송 들으시는 분들이 저희 얼굴을 보시면, 어떻게 저렇게 잘생긴(?) 사람들이 그렇게 막말(?)하며 진행하는 지 놀라시는 분들도 반드시 계실거에요. ^^ 하지만 중계의 품격 만큼은 절대 공중파 중계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Q) 시청자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있으신가요?
한) 저희 방송을 보시면, 이기든 지든 속은 시원하실 겁니다. 이기면 당연히 시원하고, 져도 욕이라도 한번 하고 나오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아무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다른 팀 팬들은 이게 꼭 "롯데 자이언츠 편파 중계 방송"이란 것을 확인하시고 들으셨으면 합니다. ... 안 그러면 뒷골 땡겨서 잠을 못 자실 거에요. ^^
오직 한 팀만을 위한 편파 중계 방송. 지역 케이블 TV 가 아니라면 정말 엄두도 못낼 일일겁니다. 다들 같은 지역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가시는 분들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죠. 이런 방송이나 분위기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우리 지역에는 없을까-하고 속상하신 분들은 계시겠지만.. :)
...사실 다른 나라는 더할걸요. -_-; 전에 한신 타이거즈가 우승 했을 때 오사카에 간 적이 있었는데... 장난 아니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한신 타이거즈로 도배된 느낌이랄까요...;;
오사카 도톤보리의 명물, 쿠리코 간판 마저 옷을 갈아입었을 정도였다구요...(평소에는 육상 복장입니다.) 우리도 우리 팀이 우승한다고 하면, 이 정도 열정은 보여주면 재미있겠습니다.
아쉽게, 제가 찾아간 날 경기에서 롯데는 패했지만... 그 다음날, 제가 서울 올라오자(응?) 바로 승리를 따내며 3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지을 타이밍인데요... 작년처럼, 신나는 경기 다시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편파방송은 부산/경남 지역 케이블 TV, 그리고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아프리카 시청방을 통해서 보실 수가 있습니다. 헬로TV 블로그에서는 앞으로, 방송 중계의 명멘트..를 모아추려서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 CJ 마구마구 한국 프로야구, 올해도 변함없이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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