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사람들이 그것밖에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지난 번 부산에 내려갔을 때, CJ헬로비전 부산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러블리 부산’의 최혜경 PD가 꺼낸 말입니다. ‘러블리부산’을 어떻게 만들고 있냐는 질문에, 씩씩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대답하더군요. (몰랐는데, 부산 여성분들 정말 씩씩합니다…-_-;;)
아참, 러, ‘러블리 부산’이 뭐냐구요? 부산 CJ헬로비전에서 방송하고 있는, 부산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취재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랍니다. :) 현재까지 8회에 걸쳐 부산 기장과 해운대를 소개했으며, 앞으로 24회까지 제작될 예정에 있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과 그 일본인의 한국인 친구들이 함께 부산을 여행하는 모습을 찍은 프로그램이에요.
일본인과 한국인,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는 부산의 모습,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앞서 말한 최혜경 PD(이하 최)를 만나고 왔답니다. :)
▲ 부산CJ헬로비전의 최혜경 PD
본인요청에 의해 최대한 어둡게 사진을 처리했습니다…-_-;
헤티 : 반갑습니다- 먼저 ‘러블리 부산’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프로그램 소개를 해주세요-
최 : ‘러블리 부산’은 일본 J:COM 후쿠오카와 계약을 맺고, 일본에 부산을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실제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부산 관광정보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돼요. ^^;
사실 부산과 후쿠오카는 배로 3시간, 비행기로 20분 정도 걸리는.. 매우 가까운 곳이거든요. 현재 부산 CJ헬로비전 지역채널과 일본의 J:COM후쿠오카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헤티 : 하긴, 전에 저도 부산에서 배타고 일본여행 갔었는데… 정말 가까운 곳에 있긴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나라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까, 제작에 어려움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최 : ‘러블리 부산’은 일본인과 한국인이 같이, 서로의 입장에서 부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겠구요… 다만 그렇기 때문에, 제작에 있어서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 아무래도 한국인에게 필요한 정보도 담아야 하고, 일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도 담아야 하니까…
제일 큰 어려움은 의견 교류에요. 일본쪽의 의견도 반영해야 하니까…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마지막 편집본이 나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예를 들어, 꼼장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걸 그냥 고유명사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는데, 일본에서는 풀어서 설명해주길 바라거든요.
헤티 : 한번에 두 개의 프로그램을 촬영해야 하는 기분이시겠네요.. ^^ 일본과 한국 프로그램의 차이는 큰가요?
최 : 많이 다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서로 법도 다르고 정서도 다르니까요.. 같을 순 없겠지요. ^^ 예를 들어, 한국은 자막이 작게 나가는 편인데, 일본은 규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자막이 커야 하더라구요. 또 한국에선 가게 이름 등이 방송되면 간접 광고라고 해서 제재를 받는데, 일본에선 직접 광고가 허용되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프로그램은 두 개를 제작한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촬영할 때도 두 개를 다 감안해서 찍어야 하구요.
프로그램 출연자 분들이 전문 연기자가 아니어서 생기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여기 나오시는 분들은 정말, 그냥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사는, 평범한 일본들이고, 평범한 한국 사람들이거든요. 여성 한 분이랑 남성 세 분, 넷 다 일본에서 만난 친구 사이에요. 그런데 가끔은 촬영하는 내내 너무 말이 없기도 하고, 가끔 야한 농담을 하기도 해서 ... (웃음)
헤티 : 정말 곤혹스러우셨겠네요. :)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이, 이 프로그램 24부작이잖아요. 그런데 부산이, 24부작을 만들 정도로 볼거리라 풍부한 도시인가요?
최 : 저희도 솔직히 몰랐답니다. ^^ 그런데 의외로, 부산이 볼게 많더라구요. 다들 자갈치, 광안리 정도만 부산의 관광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한국 도공들이 일본으로 가기 전에 머물렀던 곳, 지금은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소름요나… 일본 왜성들 같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 참 많아요.
저희는 그런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구요. 일단 부산 자체가 관광 도시이긴 하지만, 솔직히 한번 왔던 외국인들이 잘 다시 오진 않잖아요? 현실적으로 두 번 올 만한 것은 없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1~4편을 보면 기존의 부산과는 전혀 다른,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곳을 많이 다뤘답니다.
헤티 : 앞으로 16회 정도가 더 남아있는데, 성급하지만… ‘러블리 부산’이 시청자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다-하고 바라시나요?
최 :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 했으면 좋겠어요. 지자체와 협의를 해서 프로그램에 나온 곳들을 하나의 관광코스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구요. 실제로 1-4편의 장소였던 기장의 경우, 기장에서 프로그램에 소개된 곳을 위해 약간씩 도로 정비를 해주기도 했거든요.
무엇보다, 부산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도시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도시를 다시 디자인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구요. 서울의 인사동 같은 모습, 완전히 상업화된 모습은 그리 보기 좋진 않잖아요? 낡고 허름하지만 옛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지키고, 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기왕이면, 스포츠 같이, 체험을 통해서 오래오래 부산에 머물 수 있는 것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
헤티 : 마지막으로, 관광오신 분들이 부산에서 꼭 보고 갔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으면 추천해 주시겠어요?
최 : 다 좋은 곳이지만(웃음), 기장 금수동 전통문화예술원(링크) 은 꼭 한번 다녀가셨으면 좋겠어요. 여러가지 염색이나 장작패기 등도 체험하실 수 있고.. 프로그램 출연진들도 1박 2일간 묶으면서 가장 좋았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답니다. 또 시간 되시면 동백섬에 새로 생긴 길도 한번 찾아가 보세요. 단, 혼자서 가시면 가슴이 매우 아플지도 모릅니다… ^^
…이 인터뷰를 끝내고 난 뒤, 저도 괜히 부산에 또 내려와야 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었답니다. 결국 당일날 서울로 못가고 하룻밤 묶으면서, 해운대 동백섬을 쭈욱-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정말 부산, 많이 변하긴 변했더라구요.. 요 몇 년 사이에.
‘러블리 부산’은 부산 CJ헬로비전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으니, 부산에 여행가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참고하세요. …참고로, 조금 심심하긴 합니다. :) 한국어와 일본어, 두가지 버전을 모두 보실수 있습니다.
* 다음주부터는 러브리 부산에 나왔던 장소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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