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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바람의 화원 - 파리의 연인과 어린 신부의 변신

<바람의 화원> 30일 방송분이 나가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목욕장면'을 궁금해 했습니다. 데뷔 이래 첫 목욕 장면이었기 때문이죠.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문근영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당황한 표정 등이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했는데요. 윤복이 여자인줄 모르는 김홍도(박신양 분)의 무심한 듯 시크한 연기 덕분에 목욕 장면이 즐겁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이 나가는 동안에는 실시간 시청률도 꽤 나왔다고 하네요.

조선시대 가장 유명한 풍속화가 김홍도와 신윤복.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두 명의 대가를 박신양과 문근영이 맡는다고 했을 때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쩐의 전쟁>, <범죄의 재구성>으로 조금 거칠고 사기꾼(?)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박신양이 섬세하고 사실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풍속화를 그린 김홍도에 어울릴까 싶어서요. 그리고 예쁜 교복을 입고 귀엽게 애교를 부리던 <어린 신부>로 기억되는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어느 정도 진득한 남녀간의 애정을 그대로 묘사한 그림을 남긴 신윤복의 정서에 맞을까 싶기도 했죠.

이제, 박신양이 그려내는 김홍도, 문근영이 만들어 나가는 신윤복에서 새로운 단원과 혜원을 봅니다.
우리가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김홍도와 신윤복의 박제된 모습도 아니고, 원작 소설에서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도 아닙니다. 박신양과 문근영이 그동안 쌓아온 연기가 이들만의 독특한 단원과 혜원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데요. 박신양과 문근영의 출연작과 <바람의 화원>을 비교해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많았어요. 헬로티비로 <바람의 화원>을 차근차근 다시 보다 보면 더 재미있는 장면을 찾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눈빛이 날카로우면서도 한없이 부드러운 배우, 박신양

<범죄의 재구성>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1인 2역을 해낸 박신양. 소소한 사기가 아니라 한국은행을 터는 대담한 사기꾼인데요. 염정아를 만났을 때 '습습 후후'하면서 달릴 때 호흡법을 가르쳐 주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1회에서 김홍도를 알아보지 못한 신윤복이 김홍도의 그림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그림이 찢어지고 마는데요. "콩알만한 녀석이"라는 홍도의 말에 "콩알콩알 하지 마십시오. 듣는 콩알 기분 나쁩니다."라고 윤복이 응수했죠. 그래서 신윤복이 단원의 그림을 물어주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이때 김홍도가 직접 필치를 가르쳐주는 장면인데요. 사기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진지한 화가의 모습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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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습 후후~ 이렇게 해야 늑막염도 예방된다는 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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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지. 붓에 물기를 빼고. 한번에 쭉쭉~ 과감하게 꼬부리고


그 이후 박신양의 유명한 대사 '애기야 가자~'가 나온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있었습니다. 우물쭈물하는 김정은의 팔목을 확 끌고 나와 왜 말을 못하냐며 다그치는 장면인데요. <바람의 화원>에서는 그렇게 다짜고짜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우물에 빠져 발목을 다친 윤복을 업고서 부지런히 시험장으로 달려갑니다. 힘들게 달려오느라 눈이 좀 퀭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로맨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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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아 다 왔다. 단오풍정 그리러 가자~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 <쩐의 전쟁>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박신양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던 것이 구걸 장면입니다. 잘나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다가 사채 때문에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는 금나라가 노숙하면서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주워 먹죠. 정말 파격적인 변신이었는데요. <바람의 화원>에서는 호랑이를 그리기 위해 산을 헤매며 때에 절어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쩐의 전쟁보다는 덜 충격적이지만, 그래도 꽤나 더러운 모습이죠. 사실감있는 장면을 담기 위한 예술가의 기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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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생에서 여인으로 자라나고 있는 배우, 문근영

문근영을 일약 '국민 여동생'으로 도약시킨 작품은 아무래도 <어린 신부>겠죠. 친구들과 수다 떨기 좋아하고, 학교 야구부 주장을 짝사랑하고 있는 평범한 여고생 보은은 할아버지가 정혼한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말이에요. 그러다보니 첫키스도 못하고 그냥 결혼만 하고 같이 살게 되는데요. <바람의 화원>의 목욕 장면에서 보여준 다양한 표정 변화가 <어린 신부>에도 등장합니다. 8살 많은 대학생 남편 상민과 장난치다가 상민의 바지가 벗겨졌을 때 당황하는 표정이라든지, 둘이 길을 가다 깡패를 만났을 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장면도 있구요. 제일 귀여웠던 표정은 역시 노래방에서 '나는 사랑을 아직 몰라~ 조금 더 기다려~'라고 노래 부를 때였어요. 목욕 장면 표정들과 같이 보시면 재미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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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고등학생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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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십시오 스승님~ 그.. 그건 속곳인데...


<댄서의 순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스포츠 댄스를 배워야 하는 연변 소녀 장채린 역할을 맡았습니다. 혹독한 연습에 주눅들어 있는 표정인데요. <바람의 화원>에서는 스승 앞에서도 당당히 의견을 말하고 재기 넘치는 눈빛을 보여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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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믄 되는 것입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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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화폭에 담아야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따윈 필요 없어>는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었는데요. 여기서 앞이 보이지 않는데다 아버지를 잃고 혼자가 된 상속녀 민을 맡았습니다. 어느덧 가짜 오빠를 사랑하게 되는데 눈빛이 참 슬프네요. <바람의 화원>에서 기생 정향을 바라보며 장파형을 당하기 전에 마지막 그림을 그리며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윤복의 뮤즈인 정향이 가야금을 켜고, 윤복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교감합니다. 눈빛이 조금 성장한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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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문근영의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 <가을동화>에서의 한 장면입니다. <가을동화>가 2000년 작품이었으니 문근영이 14살이었겠네요. 송혜교가 맡았던 은서의 아역으로 나왔습니다. 젖살이 빠지지 않은 볼살이 아기 같죠.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인데요. <바람의 화원>에도 윤복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종종 나옵니다. 아래는 용복 형이 윤복 대신 장파형을 당하고 나자 윤복이 산에 올라가서 스스로 손을 돌로 찧기 전의 모습인데요. 표정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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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TV로 <바람의 화원>을 다시 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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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D (다시보기) >> SBS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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