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친구와 술 한잔 하는데, 친구가 그러더군요. 오늘이 키쓰-데이라구요. 요즘은 키쓰는 커녕 손 잡아 본 지도 한참 지났지만, 그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영화 속 키스신 몇 장면들이 떠올라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제 인생 최고의 영화 속 키쓰신,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1.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처음 생각났던 영화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헬로TV -> VOD -> 로맨스/드라마 -> 마이블루베리나이츠).
왕가위 감독의 헐리우드 연출작으로도 화제가 됐었던 영화였지요.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자, 라스트씬을 장식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여주인공 역의 노라 존스-는 남주인공 역의 주드 로-와 사흘 동안 키스만 했다는 데요... :)
본인은 그래서 힘들었다-라고 말한 이야기였겠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수많은 여성팬들은, "주드 로와 사흘동안 키스를! 주드 로와 사흘동안 키스를!"이라고 외치며... 부러움의 눈물을 한 가득 흘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입술에 묻은 크림을 입술로 닦아주는, 아주 신사적인 장면이기도 합니다. :)
...그렇지만 막상, 이 영화를 같이봤던 친구와는 손도 한번 못잡아보고 끝났다는 슬픈 뒷 이야기가 전해집니다..ㅜ_ㅜ
2. 슬럼독 밀레어네어
퀴즈쑈의 탈(?)을 뒤집어쓴 사랑 영화, "슬럼독 밀레어네어(헬로TV -> VOD -> 프리미엄 영화관 -> 슬럼독밀레어네어)" 역시 엔딩은 키스로 끝납니다. (... 키스로 끝나는 영화, 그러고보니 참 많군요. .. 아니, 정말정말 많군요. '사랑의 확인'이란 의미가 담겨 있어서 그럴까요? 아니면 헐리우드 영화의 뻔한 레토릭?)
이 엔딩, 은근히 작년 최고의 키스신으로 꼽은 분들이 많답니다. 왜냐하면.. 자말과 라띠까의 사랑 영화니까요.. :)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자말이 퀴즈쑈의 마지막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의 삶 그 자체가 공부였기 때문이지만... 그가 그토록 퀴즈쑈에 간절하게 매달리는 것은, 바로 라띠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디있는 지는 모르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봐주길 원했으니까요...
3. 트와일라잇
영화 '트와일라잇'(헬로TV -> VOD -> 해외 영화 -> 트와일라잇)'
MTV 무비 어워드 2009' 선정 최고의 키스씬으로 뽑혔죠? 게다가 2005년 영화 '노트북'의 키스신 주인공들이 수상무대에서 키스씬을 재연한 이후, 관례적으로 이어져온 이벤트처럼, 이번에도 키스씬을 수상식에서 재연했다고 합니다. ... 게다가 이 주인공들, 실제로 사귀고 있다고 하지요...
예, 이래저래 염장..입니다. ㅜ-ㅜ
제가 이 영화 볼때는 은근히 진하게(?) 키스씬이 나와서 놀랐어요. 결국 벽으로 날아가 버리긴 했지만... :) 왠지 영화 시작하면서, 뱀파이어는 주인공에게 손대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 그래야 낭만적 로맨스가 완성될 거라고 믿었다는.. ㅜ-ㅜ
... 제 추천 키스신은 아닙니다. 방금 메신저로 얘기하고 있던 B모양이 이 영화 키스씬은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해서 넣었을 뿐입니다. ㅜ-ㅜ
4. 스파이더맨 1, 2
처음부터, 주인공의 비루..한 모습에 감정이입하며 봤던 슈퍼히어로 영화, 스파이더맨(헬로TV -> VOD -> 액션/블록버스터 ->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2)입니다.
사실 알고보면 이 키스씬도 슬프다면 슬픈 장면이에요. 나중에 2편으로 이어지면서 스파이더맨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모티브로 작용하긴 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숨길 수 밖에 없다면... 당신은, 어쩌실건가요?
항상 궁금했던 질문입니다. 지금 내 자신은 초라하고 볼품없는 모습인데다, 자랑..할 수 있는 모습은,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는 그런 모습이라면... 우리는, 연인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만 할까요? ... 그래서 키스신보다도, 키스신 전의 저 모습이 더 좋았답니다. 개인적으론...
키스는 결국, 확인-일 뿐....
5.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그렇지만 사랑은 꼭, 키스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지 키스-가 아니니까요. 맞아요. 마음이 없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픈 것처럼, 마음이 없는 키스도 심장에 생채기를 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중요한 것은 "사랑"이지, "키스"가 아니니까요.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헬로TV -> VOD -> 영화 -> 코미디 ->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나온 마리온의 마지막 대사가 가슴에 더 와닿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일겁니다.
미친듯이 사랑한 후에 차가운 남남이 된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남자가 날 떠날 것 같으면 난 먼저 헤어지자며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피한다. 그렇고 그런 연애담만 하나 늘었다.
앞으론 다시는 그를 보지 않을 거라 결심하지만, 각자의 새 애인과 함께 마주칠 순 있겠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서서히 서로의 기억에서 사라지다가 완전히 잊게 되겠지.
헤어지고, 울고불고 술에 취해 헤매도, 그 남자를 잊기 위해 새 남자를 막 만나고, 그러다 공허해지면 진정한 사랑을 찾으러, 처절한 외로움을 2년 정도 견디다 보면, 누군가를 만나 또 진짜 사랑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사랑도 떠나고 마는 것을...
그런 뻔한 이별을 못 견딜 때가 온 걸까. 이 남자 때문에 짜증도 많이 나지만, 이 남자 없이는 못 살 것만 같다. 내 아침 잠을 깨우는 그의 재채기 소리가... 그 누구의 키스보다 달콤해져버린 거다.
...그리고 열혈남아
아주 오래전에 봤던, 홍콩영화 "열혈남아"의 유명한 공중전화부쓰 키스신, 그 장면이 계속 머리에 남아 결코 잊혀지지 않는 이유도, 어쩌면, 그런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소화(유덕화)의 유일한 구원이었던 아화(장만옥), 하지만 그 아화를 두고 가버릴 수 밖에 없었던 소화의, 마지막 사랑의 확인.
내가 무엇을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남루한 귀퉁이에서, 유일하게 허락된 자유, 그렇지만 얻을 수 없었던 이름. 말 한마디 없이 그 모든 것을 표현해낸 키스신.
..아마,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거에요.
* 박보영의 첫키스?
슬쩍 둘러보는데, 과속스캔들(헬로TV -> VOD -> 영화 -> 프리미엄 영화관 -> 과속스캔들)에 나온 박보영양의 팬카페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 박보영의 첫키스 장면...이라는 데요.. :) 정말, 실감나게 캡처가 됐네요.
...아, 물론, 귓속말 하는 장면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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