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앨범이 나오자마자 인기다.
MC몽 : 나도 놀랐다. 조사 해보니까 음원 8곡이 동시에 차트에 떴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 질문도 많이 받는다. “왜 MC몽 씨는 예능인 이미지인데 음원이 잘 될까요?”라고. 사실 나는 ‘1박 2일’ 하기 전까지 몇 년 동안 예능 프로그램 고정도 안했는데.(웃음)
: 당신은 앨범 프로듀싱을 직접 한다. 대중이 좋아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알 것 같은데.
MC몽 : 내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평범한 대중과 똑같이 생각하니까 대중적일 수 있겠지. 그런데 나는 음악 낼 때 욕도 되게 많이 먹는다. “왜 사랑노래만 해?” “예능이나 해” 이런 소리들. 그런데 음악이 나오면 잘 된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 편도 많구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많구나. 그러면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겠구나. 사실 4집 내기 전에 일을 관두려고 했었다.
“나도 연예인이, 딴따라가 되기 시작한 게 너무 싫었다”
: 왜 관두고 싶었나.
MC몽 : 지쳐 있었다. 처음에 SBS <야심만만>에서 내 얘기 했을 때 사람들은 “나도 그런 적 있어”이러면서 좋아했다. 그런데 그게 “넌 싸가지가 없어” “방송에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거야”로 바뀌더라. 그러다보니까 내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60%가 날 좋아하고 40%가 날 싫어하면 40%가 싫어하는 이유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착한 척도 했었다. 하지만 적은 그래도 적이더라. 그러다보니까 어떻게든 유명해지겠다는 욕심만 커졌고, 그 욕심이 날 이상하게 변하게 했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친하던 오랜 친구들하고 뭔가 대화가 안 되는 거다. 나도 연예인이, 딴따라가 되기 시작한 거였다. 그게 너무 싫었다.
: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삐에로 콘셉트는 그런 자신에 대한 이야기 같다. ‘서커스’에는 ‘돈벌이에 충실한 예능계의 별이요’라는 가사도 있는데.
MC몽 : 맞다. ‘서커스’에 나오는 제페토 할아버지는 안티다. 안티들이 날 싫어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안티들도 제페토 할아버지처럼 나에게 관심이 있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예능 프로그램에서 삐에로를 하고, 음악에서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건가. 앨범을 듣는데 당신이 “나 진짜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MC몽 : 맞다. 진짜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 음악이 별로라고 할 사람도 있을 거라는 거 안다. 하지만 난 누구한테도 내 음악을 맡기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얘기를 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어떻게든 나를 만들어내려고 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
: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안한 거 같다. 모든 노래가 절절하다. 꼭 나를 사랑해달라고 절규하는 것 같았다.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나.
MC몽 : 아직도 부족하다. 그리고 내가 애절한 사랑만 하기도 했고.
: ‘Beautiful life’에서 ‘이제는 정신 차려야 목구멍에 내 밥이 넘어가 이제는 정신 차려야 내 가족들의 숨이 넘어가’라는 부분을 들으면서 여전히 불안한가 싶었다.
MC몽 : 난 가장이다. 어머니와 형도 나만 바라보고, 아버지는 이혼하고 다른 곳에서 살면서 이젠 한 쪽 눈이 안 보인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그 부담감이 날 만든다. 그리고 이런 걸 표현하다보니까 마음을 들킬 때도 있고. 지금처럼.
“ ‘1박 2일’이 내게 사람에 대한 믿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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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 내 스스로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내가 과연 얼마만큼 참을 수 있을까 하는. 그래도 이번 앨범 거치면서 많이 좋아졌다. ‘1박 2일’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난 연예인하고도 친한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다 ‘1박 2일’을 하게 됐는데, 진짜 1박 2일 내내 같이 있다 보니까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과 얘기를 하면서 놀랐다. 아, 다른 연예인들도 나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특히 호동이 형(강호동)이 너무 고마웠다. 호동이 형이 그러더라. “몽아, 넌 엄청난 재능이 있다. 형아도 무식해서 잘 모르는데, 어느 순간 니가 내 뱉는 한 마디가 있다. 그게 내 가슴을 흔들어 놓는 게 있다. 나랑 한 번 수많은 국민들에게 웃음 한 번 줄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 ‘1박 2일’ 동행 취재를 갈 때 느낀 건데, ‘1박 2일’에서는 자연인 MC몽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MC몽 : 맞다. ‘1박 2일’이 내게 사람에 대한 믿음을 줬다. 어렸을 때 잘 살다가 집이 망하다 보니까 사람을 잘 못 믿었다. 그리고 나도 10년 연예인 생활 하다 보니까 이 사람이 거짓말 하는 건지, 착한 척 하는 건지 대충 안다. 그런데 ‘1박 2일’에서는 서로 다 진심을 꺼낸다. 그러면서 왜 나만 이렇게 욕심을 부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이 형(은지원)은 음악에 대한 욕심은 정말 많은데, 인기에 대한 욕심은 정말 없다. 그런데 나는 1,2,3집에서 1등을 하다 보니까, 다음 앨범도 1등 안하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했었다. 미친 놈인 거지. 지가 열심히 음악 할 생각은 안 하면서.
쇼프로 출연하고, 행사 뛰면서 돈 벌면서. 지원이형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깨닫는 게 많았다.
: 하지만 ‘1박 2일’에서도 당신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았다. 동행 취재 갔을 때 힘을 잔뜩 주고 이번에는 웃겨야 한다는 의지가 보일 때가 있었다.
MC몽 : 그게 버라이어티니까. 우리는 모든 상황을 우리가 만들어야 하니까, 거기에 걸맞는 양념을 넣어줘야 한다.
: 하지만 은지원은 느긋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재료가 되지 않나. 그런데 당신은 뭔가 열심히 하는 걸로 웃기려고 한다. 난 당신이 까나리 액젓을 정말 다 먹을 줄은 몰랐다.
MC몽 : 그 때 죽고 싶었다. (웃음) 나는 슬픈 삐에로다. 나도 한 다음에야 안다. 그래서 연예인은 조울증이 올 수밖에 없다. 기복이 너무 심하니까.
: 괴롭진 않나.
MC몽 : 버라이어티를 10년 하다보면.... 얼굴 팔리는 일은 진짜 힘들다. 쇼 프로그램은 각각의 성격이 달라서, 프로그램마다 각자 다른 내가 된다. 그래서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게 다 내 모습이니까.
“난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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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 사람들이 오버스럽다고 말하는 거 안다. 맞다. 난 아직 아마추어다. 난 그 상황에서 열심히 할 뿐이다. 다만 사람들이 이렇다 저렇다 하면 기가 죽기는 한다. 하지만 반대로 남들 말을 듣다보면 점점 남의 입맛에 맞춘 연예인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10년 동안 버라이어티 쇼를 하다 보니까 사람이 반으로 나눠지는 거 같다. 반은 쇼 프로를 10년 하다보니까 작가 마인드 비슷하게까지 된 연예인. 반은 진짜 나.
: 당신의 음악은 거기서 나오는 거 아닐까. 자기 생각에도 별 볼일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사람의 음악.
MC몽 : 내가 윤상 형을 너무 존경한다. 작업하는 거 보고 진짜 토할 뻔 했다.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 싶어서. 그런데 난 그렇게 못한다. 난 연예인 학교의 꼴찌 학생이다. 윤상 형은 전교 회장이고. 그런데 꼴찌들은 자기가 50등하면 49등, 48등이 좋아한다. 내 음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거다.
: 당신이 어떤 경로로 음악을 듣고, 랩을 배웠는지 궁금하다. 당신의 랩은 당신이 출연한 <뚝방전설>에 나온 고교생들처럼 거리를 쏘다니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음악 들으면서 배운 것 같다.
MC몽 : 내 랩은 정말 평범한 사람이 하는 랩이다.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를 너무 좋아했고, 그들을 따라하고 싶었다. 물론 나도 카니예 웨스트가 미국에서 공연하면 직접 보러 갈 정도로 그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도 있어 보이려고 힙합 한 게 아니라 자기가 사는 모습을 랩으로 옮겨 놓은 거 아닌가. 나도 하고 싶은 걸 쏟아내는 거다. 아무리 있어 보여도 내가 하면 안 될 걸 할 수는 없지 않나.
: 하지만 “그게 힙합이냐”며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MC몽 :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확실한 건, 내가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다. 힙합 좋아하는 사람은 내 음악 안 듣는다는 거 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다. 난 그들을 위한 음악을 만든다. 내 수준이 이건데, 내가 멋져 보이려고 있는 척 해봤자 보여주지도 못할 거고. 예전에 바비 킴 형이 “나는 이제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한다. 너 음악이 있는 거고, 내 음악도 있는 거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흔들리지 않게 됐다.
“30대에는 랩 잘하는 친구들의 음반을 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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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음악은 랩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들어가는 멜로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누가 작곡을 하든 정서적으로 일관된 느낌이 있다. ‘아홉 번째 구름’은 특히 당신의 가장 전형적인 멜로디라는 느낌이 든다.
MC몽 : 뭔가 가스펠스러운 뽕이다. (웃음) 솔직히 말하면 ‘아홉 번째 구름’은 처음에는 작업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와 너무 똑같았다. 그런데 작업하면서 날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홉 번째 구름’같은 곡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사람들이 너에게 바라는 걸 해야 한다고. 그래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Beautiful life’같은 곡이다.
: 그런데 ‘Beautiful life’의 전작격인 3집의 ‘Beautiful day’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대를 이어 가난하고, 부자는 부자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세상이라는 가사를 썼다. 하지만 ‘Beautiful life’에서는 힘들어하는 개인의 이야기만 있다.
MC몽 : ‘Beautiful Life’를 하면서 느낀 게, 난 자격지심은 있지만, 자신감도 있다는 거였다. 그래, 나 같은 놈도 있는데 당신들도 못하랴 이런 거. 그래서 사회 비판 보다는 내가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나도 누구한테 복수하고 싶고, 불만이 많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욕심이 많이 사라졌다. 돈을 많이 벌어서는 아니다. 나 아직 은행 대출 많이 남았다. 계속 열심히 살아야 한다.
: 그 열심히 살겠다는 에너지가 지금의 당신을 만든 것 같다. 하지만 그 에너지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당신의 불안이 줄어들면 그 힘도 사라질 텐데.
MC몽 : 그건 변화의 시점이 있을 거 같다. 예를 들어 ‘미치겠어’는 일본의 한 클럽에서 놀다가 쓰게 된 곡이다. 예전에는 제 사정에 그런 일은 상상도 못했을 거다. 그렇게 변하면서 또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이 있을 거다. 내 생각을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 20대에 극과 극을 다 거쳐봤다. 당신의 30대는 어떨 것 같나.
MC몽 : 랩 잘하는 친구들의 앨범을 내주고 싶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내 가족을 만들고 싶다. 내가 기대고, 내가 조언을 줄 수도 있는 가족. 그리고 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엄청나게 사랑 받았다. 그렇게 될 수 있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삐에로로 살아야 할 거 같다. 내가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 일을 시작했지만, 날 믿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가. 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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