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김지석

반짝이는 눈빛이나 밝은 표정을 보면 평생 좌절이라고는 겪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역시 바닥까지 내려가 본 적이 있단다.그는 연기자가 아닌 가수로 데뷔했다. 그룹 ‘리오’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얼마 안 가 다시는 가수를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다. 암울했던 과거를 털어놓는데 리드미컬하면서도 나직한 음성이 듣는 이에겐 그저 편안하기만 하다. 아마 한 차례 성장통을 앓으면서 그는 더 여유로워진 모양이다. 그가 시청자들의 눈에 띈 건 윤은혜, 오만석과 삼각관계를 이뤘던 2006년 작 <포도밭 그 사나이>부터가 아닌가. 무려 4년의 무명 시절을 보냈다는 얘기다. 이듬해 운 좋게 캐스팅 된KBS 일일극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의 강백호역으로 확실히 이름을 알리게 됐다. 연기대상 신인상 탔을 때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름 없는
자신을 기꺼이 상대역으로 받아준 한지혜와 첫 대본 연습 때부터 엄마라고 부르라며 격려해주신 김해숙 선배님에게 공을 돌렸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 당시 지방에 내려가면 주인공 하정우는 몰라볼지언정 ‘강백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나? 아주머니들 사이에선 강동원이나 원빈 부럽지 않은 인지도다. 영화에 뛰어들게 된 건 일일극에 안주하는 자신이 두려워서였다고. 그처럼 스스로를 조련한 덕인지 KBS <추노>의 분위기 메이커 왕손이로 돌아와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추노>속 난봉꾼 왕손이 역할이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저도 모르게 즐기게 되던 걸요. 평소 해볼 수 없는 일이잖아요.”라며 싱글거린다.
가상 연애 리얼리티 Mnet <스캔들>에도 출연했다. 역대 출연자 중 가장 달달한 연애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일까? 그는 가상 연애였지만 본인의 마음만큼은 진심이었기 때문인 것 같단다. 드라마든, 오락 프로그램이든, 어떤 파트너든 진심으로 대할 때 120퍼센트의 효과가 난다고 믿는다는 그. MBC 새 수목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도 그는 진심을 다해 연기할 것이다. 손예진을 사이에 두고 꽃남 이민호와 대결하는 구도가 걱정스럽지 않느냐는 우문에도 긍정의 힘은 여
지없이 빛을 발한다. 이미 한류 스타인 이민호덕을 톡톡히 보지 않겠느냐는 답. 보면 볼수록 더 완벽한 청년 김지석, 그를 어떻게 사랑하지않을 수 있겠는가. Writer 정석희 TV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