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랙
MBLAQ
(Music Boys Live in Absolute Quality); 절대적 자질의 노래 부르는 소년들
이른바 아이돌 춘추전국시대다. “이젠 그만!”이라고 외치고 싶을
지경이건만 매주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등장해 자신들의 춤과 노래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수많은
아이돌들은 음악을 넘어 예능,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보여주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시즌1에서 5를
거치며 갖가지 화제를 낳은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시즌5>가
포화상태의 아이돌 시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또 하나의 보석을
건져 올렸다. MBLAQ, 이들과 함께 이윤화 PD와 김선아 작가,
TV칼럼니스트 정석희가 그 제작 뒷이야기를 나눴다.
양쇼팽 승호
'난 무대가 좋다.
제일 하고 싶은 일은
무대에 올라가 춤추고
노래하는 거다'
헐리웃배우 이준
'영화에서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아예 성격과 생활 패턴을
역할에 맞췄다. <떳다! 그녀>
에서의 모습이 진짜 나다.'
마들포스 천둥
'<떴다! 그녀>를 통해
예능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됐다.'
예능신동 지오
'<떴다! 그녀>는 기회다.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다양한
표출 할 수 있어 다행이다.'
복사꽃 미르
'탁 트인 공간에서 뭔가를 찾고
싶다. 야외로 나가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석희 : 정석희: <떴다! 그녀>는 신인들에게는 여러모로 큰 기회다. 잘 알다시피 그룹 2PM
은 이 프로그램으로 ‘떴’지 않나. 그러나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
으로 본인들 몫이다. ‘매력발산’과 ‘커플선정’, 이 두 가지가 프로그램을 이끄는 큰 줄기인데
이번 시즌5에서는 매력발산이 좀 약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슬슬 나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다들 대단하던데.
승호: 준은 춤을 잘 추고, 지오는 노래를 잘하고, 이런 식으로 멤버마다 각자 잘하는 특기가
따로 있다. 그런데 그날, 그날 주제에 따르다 보면 자기가 잘 못하는 부분까지 굳이 보여 줘
야만 하는 게 아쉽다. 부족한 면이 더 크게 부각 되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이윤화 PD: 오늘 보여준 승호의 피아노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엠블랙은 아직 신인의 느
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 조금은 수줍고, 조심스러워할 줄 알고. 실제로 쉬는 시간에도 남자
아이들답지 않게 소곤소곤 조용하다. 그리고 다른 시즌의 경우 각자의 매력발산 코너를
소속사 차원에서 선배들이나 스태프들이 준비해 줄 때가 많았는데 이들은 전혀 다르다.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오: 음악 방송에서는 다양한 매력을 보는 데에 한계가 있는 반면 <떴다! 그녀>에서는 매
회 각자의 장기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본에 얽매
이기보다는 원래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김선아 작가: 사실 모두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러나 엠블랙이 요즘 흔히 말하는 ‘짐승돌’보다
살짝 한 단계 어린 느낌의 그룹이라는 걸 아셔야 한다. 매력 발산의 경우 준비를 소홀히 하
는 건 결코 아닌데 엠블랙 특유의 시크한 느낌을 잘 몰라주시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다.
제작진이
학부형의 마음으로
대한다
정석희: (웃음)어째 제작진이 엄마의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윤화 PD: 맞다. 밖에서 ‘엠블랙 어때?’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은데 마치 내 자식처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보호하게 된다.
김선아 작가: 전에는 연예뉴스를 주로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투입되었다.
작가 일을 하면서 출연자들에게 이런 깊은 정을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석희: 이 프로그램의 자막과 편집은 가히 전설적인 수준이다. 자막은 주로 누가 쓰나?
이윤화 PD: 처음엔 내가 많이 썼는데 지금은 작가들이 써서 올리면 내가 최종 수정한다.
세 단계 정도를 거쳐 완성되는데 단계를 거쳐 온 자막을 보면 어느 작가가 누구를 편애하는지
다 드러난다. 예를 들면 어떤 멤버가 굉장히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치고 있는데 그 멤버를 짚어주는 게
아니라 편애하는 멤버의 손끝을 따라가 있다든지(하하). 이를 테면 오늘 같은 경우 ‘미르 생일인데 왜
다들 가만히 있느냐’ 재촉하는 작가가 있었다. (이날은 제작진이준비한 미르의 깜짝 생일 파티가 있었다.)
미르: (미소를 지으며) 아 정말 이런 게 감동이다. 생일을 챙겨준다든지 하는 거.
이윤화 PD: 멤버들은 아마 몰랐을 텐데 우리들의 마인드는 진짜 학부형이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 나올
앨범도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우리가 대충 들어 보면 감이 오니까 미리 한 번 들어봐야 되는 거 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들고.
김선아 작가: 어떨 땐 기사도 대신 내주고 싶을 때가 있다(웃음).엠블랙은 모험을 떠나고 싶다
정석희: <떴다! 그녀>는 매 회 새로운 게스트와 함께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만들어 나가는 프로그램인
데 각자 특별히 하고 싶은 코너가 있는가.
미르: 나는 성격상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뭘 하라 하면 잘 못하겠더라. 스튜디오에서도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탁 트인 공간을 좋아해서인지 외부로 나가면 더 잘할 것 같다. 무인도에 간다거나, 뭔
가 모험을 좀 해보고 싶다.
승호: 번지 점프는 너무 흔하고, 스카이다이빙 같은거 하면 안 되나?
이준: (환호하며) 재미있겠다! 뭔가 폭발적인 것. 무인도에 간다든지 하는 거 말이다. 어두컴컴한 동굴
속을 노 젓고 들어간다든지.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이윤화 PD: 맞다! 원래 필리핀의 무인도로 갈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엠블랙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무산되고 만 거다. 무인도로 가서 한 가지 미션마다 한 명씩 떨어뜨리며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호화로운 궁궐이 나타나고 예쁜 여자가 기다릴 것을 기대하지만 주리 누나가 뒤에서
부채를 부치며 나타난다는 반전이….(모두 웃음)
멤버 전원이
A형이라 그들끼리
잘 논다
김선아 작가: 멤버 전원이 A형이라서 그런지 이들만의 특별한 공기가 있다. 남자 다섯인데 전혀 소란스럽지가
않다. 밥을 먹을 때만 해도 다섯 명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 먹는 걸 보면 신기하다. 보통 남자 아이들이라면 한
명은 서고 한 명은 돌아다니고 난리가 아닐까? 지금 밖에서 찍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 이 친구들은
밀폐된 공간에 모두 함께 들어가 있을 때 이들만의 소소하고 특유한 매력이 잘 살아난다.
정석희: A형들이라서 그런가? 여자 게스트가 나왔을 때도 그다지 환호하는 기색이 아니다.
이윤화 PD: 엠블랙은 자기들끼리 노는 걸 더 좋아한다. 우리가 여자 게스트를 초대했을 때는 우리도 기대하는
그림이 있는 건데 이들은 여자 자체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라 실망스럽다. 대부분 예쁜
여자를 보면 번호를 따려고 달려들지 않나? 그러나 이 친구들은 그저 싱긋 웃고 만다. 중고등 학교 남자 아이를
처음 보는 여학생 옆에 붙여 놓으면 이야기 잘 못하고 그저 웃기만 하는 느낌이랄까.
정석희: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아서 그러는 거 아닐까? 이상형은 어떤가.
승호: 난 이상형이 없다.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뭔가 끌려야 이상형이 된다.
이윤화 PD: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그냥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이라는 게 있을텐데 그런 게 아예 없는 것
같다는 얘기다.
정석희: 항상 넉넉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웃음)
미르: (손을 내 저으며 강력하게) 아니다. 우리 정말, 정말 외로운 애들이다. 여자를 얼마나 못 만나 봤는지 같이
연습하는 애들에게 ‘악수 한번 해보자’며 손을 내민 적도 있다.(일동웃음) 여자와 만나본 기억이 하도 가물가물하다
보니 여자 게스트가 나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거다.
이준: 속으로는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얘기도 하고 싶은데, 어색하다. 사실 딱히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거다. 떨리기는 하는데.
정석희: 녹화가 끝난 후 밤에 잘 때 생각나는 사람은 없었나.
이준: 물론 있기야 있다. 그런데 그게 ‘아, 오늘 재미있었다’ 그런 정도지 ‘미치겠다’ 이런식은 아니다.
그 사람이 왜 그때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닌 거다.
승호: 사실 여자 게스트가 다섯 명이 나왔을 때 멤버들의 속마음이 한쪽으로만 몰릴 수 있다. 그러면
상대방이 상처 받을 것 같으니까 슬쩍 배려하게 된다. 우리들만 있다면 최대한 솔직할 수 있겠지만 게스트의 마음도
생각해야 되니까.
정석희: 하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기대치라는 게 있지 않나. 타협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재미없어한다. 누구 한 명이
희생해서 속마음을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
승호: 실제로 미르나 지오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겉으로 종종 표현을 하는데 재미를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많다.
레전드가 된
구구단 실력
정석희: 학창 시절은 어땠나. 지난번에 보여준 구구단 실력은 이미 레전드가 되었던데.
이준: (억울해하며)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 잘했다. 이거 진짜다.
승호: 마침 내가 갈비뼈 부상으로 참여하지 못한 회였는데 숙소에서 보다가 깜짝 놀라서 차마 보지 못하고
채널을 돌렸었다. (하하)
천둥: (진지한 표정으로) 필리핀에서는 정말 구구단을 안 외운다!
이준: (진짜 억울해하며) 초등학교 때는 구구단을 거꾸로도 외웠던 나다. 지금은 안 하니까, 계산을 할 일이
없으니까 까먹은 거다.
승호: 준이 말이 맞다. 카메라가 들어오면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질 수밖에 없다. 구구단을 못 외우면
어떤가. 사기만 안 당하면 되는 거지. 준이가 춤은 최고이지 않나.
일동: 오~ 리더.
이윤화 PD: 사실 우리가 편집을 그렇게 해서 그렇지 잘 맞춘 것도 많았다. 준이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
을 때 나오는 예쁜 표정이 있는데 구구단을 할 때 당황해서 그런지 예의 그 예쁜 표정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그래서 그 표정 위주로 편집을 하다 보니 틀린 부분이 자꾸 반복된 거다.
멤버마다
장점이 다르다
김선아 작가: 특히 미르는 다른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본인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석희: 맞다. SBS <스타킹>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학생이 최종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을 당당히 만나러 갈 계획이라 했을 때 함께 가주겠다며 선뜻 나서 주는 걸 보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윤화 PD: 미르가 마냥 철부지 막내처럼 보이지만 실은 참 영리하다. 판을 읽는 순간이 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지만(모두 웃음). 미르 웃는 거, 해맑고 예쁘지 않나. 우리가 ‘미르 복사꽃’이라고 부르는 표
정이 있는데 카메라가 돌아가면 그 표정이 잘 안 나와 아쉽다.
김선아 작가: 미르는 위에서 찍어야 예쁘게 나온다.
(일동 오오~)
미르 : 내 생일이라고 다들 뭐 이렇게까지.(웃음)
이윤화 PD: 천둥이의 웃음 포인트는 한 템포 뒤다. 잠깐 기다려 주면 더 재미있어진다. 여러 사람이 떠
들고 난 뒤 한 번 더 지켜봐야 하는 캐릭터다.
정석희: <떴다! 그녀>도 이제 중반을 넘어선 느낌인데 제작진에게 바라는 점은 없는지.
이준: 부디 촬영이 제 정신일 때 이루어지면 좋겠다 (웃음). 7시 반에 시작이면 메이크업을 위해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요새 새 앨범 준비 때문에 어제도 새벽 3시가 되어서 겨우 스케줄이 끝났다. 나는 조
금 자느니 아예 자지 말자 하는 주의라서 그냥 밤을 새고 왔다. 잠이 부족한 게 좀 힘들다.
정석희: 이준군은 자타가 인정하는 할리우드 스타인데 여기서 망가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가.
이준: <떴다! 그녀>에서의 모습이 내 본래 성격이다.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는 워낙 그 역
이 강한 캐릭터이기에 멋지게 보였던 거고. <떴다! 그녀>의 허당 이미지가 원래의 나다. 영
화를 찍을 때는 오디션 당시부터 조용하고 말 없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어 사람들이 왜
그렇게 경직되어 있느냐 물어볼 정도였다. 그건 내가 아직 연기를 잘 못하기 때문에 몰입
을 위해 아예 성격과 생활 패턴을 그렇게 바꿨던 거다.
이윤화 PD: 지금은 앨범 준비를 하는 중이니까 멤버들에게 뭘 더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가 어렵다. 준이의 경우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본인에게 잘 맞는 드라마 영
화 오디션을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스케줄 상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정석희: 지오나 승호는 보컬인데 노래를 맘껏 부르지 못해 아쉬운 점은 없는가. 얼마 전 라
이브 프로그램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것을 들으니 놀라운 수준이던데.
승호: 난 무대가 좋다. 요즘은 가수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예능에 많이 나가야 하고 내
가 싫다고 하지 않을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만 음악방송만 하고 싶은 게 솔직한 내 심정
이다.
지오: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노래 잘한다는 말보다 왜 이렇게 웃기느냐는 말이다. 예능
에서는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주고 라이브에서는 또 가수로서의 당당함을 보여주
려 한다. 이왕 망가진 김에 <패밀리가 떴다> 같은 로드 버라이어티를 하면 어떨까? 메이크
업이나 헤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줘도 되고. 좀 더 친근
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천둥: 나는 처음에는 예능에서 망가지는 게 두려웠다. <떴다! 그녀>를 통해 예능 연습이 많
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석희: 서로 특별히 의지가 된다거나 급할 때 잘 받아주는 멤버는 누군가.
승호: 우리는 딱히 형 동생 나눌 것 없이 그냥 친구처럼 편한 사이다.
정석희: 그 형 동생 이미지라는 거, 모 그룹 때문에 이제 아무도 안 속는다. (일동 웃음).
무대 위에서 더 빛나는 그룹 MBLAQ. 그들이 가진 절대적인 매력과 그들이 잘되길 바라
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 <떴다! 그녀 시즌5>로 활짝 피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Writer 정석희 TV 칼럼니스트
<떴다! 그녀>를 통해 ‘나쁜 남자’로 거듭나야 하는 엠블랙.
‘짐승돌’은 아닐지라도 ‘시크돌’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은 엠블랙.
그러나 그들은 시크한 PD와 작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순진돌‘들이었다.
미래를 향한 열정만큼은 뜨겁디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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