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elloTV 매거진/2010 07

[김신영] 사람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김신영


웃으면 두 눈이 감길 듯한 동글동글한 얼굴. 그 얼굴을 감싸는 동그란 단발머리가 또 인상적인 개그맨 김신영. KBS <청춘불패>에서는 인기 걸그룹 멤버들로 구성된 G7을 이끄는 맏언니로, KBS <승승장구>와 MBC every1 <식신원정대>에서는 귀엽고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로, QTV <바나나>에서는 오빠 같은 DJ DOC의 정재용과 티격태격하며 웃음을 제조 중이다. QTV의 <여자만세> 첫 녹화를 마치고 온 김신영을 만났다. <여자만세>는 ‘더 늙기 전에 도전해야 할 101가지 일’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미션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침 미션의 일환으로 건강진단을 받은 김신영은 콜레스테롤 과다 진단을 받았다나. 결과를 듣자마자 바로 식이요법에 들어갔다고 한다. 허기질 시간임에도 물 외에는 입에 대지 않는 단호함이 놀랍다. 과연 성공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런데 김신영은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은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봐 주고, 격려해 주고, 기다려 준 사람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내 웃음의 원천은 가족
방송에서 내가 가끔 우리 어머니 성대모사를 할 정도로 어머니는 재치도 뛰어나고, 감각도 남다른 분이다. 방송에 출연하신다면 필히 대박이 날 텐데, 아버지의 극렬한 반대로 대신 교회에서 그 재능을 펼치고 계신다. 연극을 비롯하여 여러 행사를 주관하시는데 카리스마도 장난이 아니다. 아버지는 내가 혼자 설 때까지 철저히 바라만 보셨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셨다. 착한 오빠와 개성 넘치는 동생들도 내겐 무척 소중하다. 특히 춤은 오빠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어릴 적엔 같이 TV를 보며 그대로 따라하곤 했다. 만약 내게 가족이 없었다면 과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을까?

웃음으로 끊임없이 응원해 준 사람들
초등학교 때까지는 존재감이 없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내가 갈 길은 오직 개그맨이라는 생각을 하며 5학년 때 이미 사인까지 만들어 뒀지만 밖에서는 숨죽이고 지냈다. 오직 식구들 앞에서만 이것저것 해 보이며 까 불대는 아이였다. 그러다 유도에 입문하면서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밝고 건강하고 의리 있는 친구들이 생기자 자신감이 붙었고 외골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개그를 짜서 선보이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한 마디 툭 던지면 빵빵 반응이 오는 재미를 그때 알게 됐다. 수련회라도 갔다 하면 새로운 춤과 개그를 준비해서 좌중을 압도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뚱벌’을 시작으로 ‘So cold’, ‘폭식니즘’, ‘노가리’ 등 내 패러디작이 나온 텃밭이 바로 학창 시절이다. 패러디 가사를 쓰는 연습을 그때부터 했으니까. 패러디 대상이 되어 준 선배들이나 즐거이 성대모사 대상이 되어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학창 시절 내내 끊임없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준 친구들이 고맙다.

나의 우상 박경림
고등학교 때 나의 우상이던 박경림씨가 우리 학교에 왔다. 시트콤 <논스톱>으로 한참 인기몰이 중일 때였는데 바로 그 순간이 나라는 존재를 각인시킬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 수업 중에 친구가 보내준 문자를 받고 무조건 미친 듯이 달려 나갔다. 그리고 박경림씨 앞에서 ‘나는 개그맨이 될 거다, 내 이름은 김신영이다. 내 이름을 꼭 기억해 달라’고했다. 나중에 박경림씨를 만나 물었더니 다 기억하고 계시더라. 그 찰나의 만남이 개그맨이 될 때까지 나를 독려하고 지탱해 줬다.

‘하면 된다’를 가르쳐 준 정선희
일종의 난독증이 있던 나를 라디오 DJ로 만들어 준 주인공이다. 워낙 소극적이라 발표 한번 제대로 못하고 어린 시절을 보내서인지 라디오 게스트로 나가면 사연을 못 읽어 쩔쩔매곤 했다. 그러니 한번 이상 출연요청이 있을 리 없었다. 한번은 정선희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거기서도 어김없이 헤맸다. 제작진의 기색이 심상찮기에 또 아웃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선희씨가 “신영아, 너 너무 웃기는 애야. 진짜 최고로 재미있어. 하지만 우리는 말로 웃겨야 하잖아. 몸으로 웃기는 건 한계가 있거든? 그러니까 책을 한번 읽어 봐.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거야”라고 용기를 주며 다음 주에도 또 나오라고 했다. 그날부터 시작해 위인전 100권을 읽고 또 읽었다. 놀랍게도 한 달 뒤에는 사연을 단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도록 기회를 준정선희씨가 고마워서, 그리고 스스로 대견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펑펑쏟았다. ‘하면 된다!’를 일깨워 준 정선희씨의 은혜는 죽는 날까지 잊지못한다.

예능의 스승 송은이
예능에 나가 만날 통편집되던 시절이 있었다. 말 한마디 못하고 구석에서 눈치만 보다 끝나는 날이 허다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 하고 풀이 죽어 있는 순간에 송은이씨가 MBC every1 <무한걸스>를 함께하자며 이끌어 줬다. 어찌된 일인지 나보다 더 나를 잘 파악해서 내 안에 잠자고 있던 뭔가를 계속 끌어내 줬다. 어찌 보면 <무한걸스> 녹화 자체가 나에게는 예능 수업이었다. 송은이씨는 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을 챙기고 이끌어 준다. 다른 방송을 하면 할수록 이 선배만 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진정 존경스러운, 닮고 싶은 선배다.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사람
KBS <청춘불패> 멤버들을 보면 어리바리하던 예전 내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쓰인다. 내가 누군가를 챙기는 입장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긴 한데 어깨 또한 무겁다. 선배들이 나를 끌어준 것처럼 나도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줘야 할 게 아닌가. 멤버들과는 이젠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괜한 립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하나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특히 써니는 최고의 걸그룹 멤버임에도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줬다. “언니, 나 망가질 수 있어. 괜찮아!”라며 활짝 웃던 써니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이번에 새 멤버들이 왔는데 소리의 경우, 걸그룹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나름 마음고생이 심하지 싶어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제는 나도 후배들이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어떻게든 돕고 싶다.

Write TV 칼럼니스트 정석



★Hello TV TIP★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줄 김신영의 <청춘불패>를 시청하시려면?
■ 본방송 : Hellotv》 KBS2 (Ch.7)》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5분
■ Hellotv》 VOD다시보기》 KBS》 KBS연예오락》 청춘불패
먹을거리를 찾아 떠나는 유쾌한 음식여행,<식신원정대>를 시청하시려면?
■ 본방송: Hellotv》 MBC DRAMA(Ch.200)》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승승장구의 재간둥이, 김신영을 만나 보자.
■ 본방송: Hellotv》KBS2(Ch.7)》매주 화요일 오후 11시5분
■ Hellotv》VOD다시보기》KBS》KBS연예오락》승승장구

'HelloTV 매거진 > 2010 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Hot Issue] 1박2일 캠핑 story!  (5) 2010.07.12
[Zoom In]김지훈  (5) 2010.07.12
[Cover story]현영  (4) 201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