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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아가씨를 부탁해' 예쁘게 봐주면 안되겠니?

원래 영화와 미드에 미쳐살고 있기에 TV 드라마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어쩌다 약속이 펑펑 펑크가 나는 바람에 <아가씨를 부탁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앞의 줄거리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보게 되었는데, 응? 이거 은근히 재미있네요. 무엇보다 윤은혜가 무척 귀엽게 -_-* 나와서 좋았습니다.

본김에 케이블TV VOD로 나온 <아가씨를 부탁해> 1회, 2회도 몰아서 봤는데요- 솔직히 1회 시작하는 장면에선 이거 무슨 <꽃보다 남자>인줄 알았어요. 뭘 이렇게 대놓고 비슷하게 했는지..-_-;; 그래도 '아하, 이래서 윤상현이 집사가 되었구나', '이래서 정일우를 좋아하게 되는구나'하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재밌게 본 김에 다음뷰 검색해서 '아부해'에 대한 글들을 보는데, 이게 왠 일-_-; 무슨 다들 '아부해'를 말종 드라마-쯤으로 취급하시더군요. 이미 이야기는 다 끝난거나 마찬가지라는 둥, 기대작이었다가 졸작으로 변했다는 둥... 아니, 아무리 각자 취향은 다르다지만, 보다보니 대체 재밌게 본 저는 뭐가 되는 건가요....;;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심하더군요.




<아가씨를 부탁해>가 나름 재밌었던 이유


솔직히 황당한 캐릭터-_-들이 난무하긴 합니다. 이런 드라마에서 현실성 따지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지만, 운동 잘하고 예쁘고 버릇없지만 알고보면 순진한 재벌 2세 아가씨에, 검도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치고 말도 잘하지만 알고보면 착한 전직 제비-_- 집사에, 재벌 2세에 말도 잘타고 사람도 착하지만 약간 욱-하는 성격도 있는 역시 재벌 2세 인권 변호사...-_-;; 라니, 따지자면 환장할 노릇이죠.

멀쩡한 캐릭터라면 문채원이 연기하고 있는 '여의주'와 '여의주'의 엄마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알고계시겠지만, 이런 것 따지면 드라마 못 봅니다. ;; 드라마나 영화는 하나의 놀이-같은 것이라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일단은 그러려니...-_-;; 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서로 곤란해집니다. 문제는 그 놀이터 안에서, 캐릭터들이 얼마나 재밌게 놀아줄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캐릭터들이, 3회를 넘어가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더라구요. 윤은혜는 오버하면서 싸가지없는 연기를 하는대신, 사랑에 빠진 아가씨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점점 사랑스러워 지고, 은근히 문채원과 -_- 윤은혜 사이에서 마음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윤상현은 적당하게 오버하면서도, 질투를 느끼는 총각-_-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고 ... 정일우는... 무시(응?)

오히려 가장 아쉬운 것이 아역의 왕석현...ㅜ-ㅜ <과속 스캔들>때는 그렇게 귀엽더니, 이번에는 왜 그리 발음을 씹어대서 알아듣지 못하겠는 거니 ...ㅜㅜ


부당하게 쏟아지는 공격들

물론 수작이라고 말하긴 어려워요.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지만 자잘한 에피소드 위주고, 몇몇 장면을 빼면, 그 역시 자연스럽다기 보단 억지춘향스러운 것들이 많습니다. 사실 억지춘향스러워도 상관은 없지만, 최소한 그 장면장면에서 느낌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부분들이 많이 약합니다.

그래도 3회의 와인 창고씬은 좋았습니다. 역시 윤은혜는 이렇게 알콩달콩 연애하는 장면...-_-;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정일우와 부딪히는 씬도 괜찮았고- 허세 부리는 대사로 가득한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조연들이 생활연기를 하는 장면은 꽤 디테일하게 묘사되는 부분도 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몇몇 분들의 비판은, 꽤 잔인하더군요.. :) 주된 비판의 촛점은 윤은혜와 정일우의 대사 씹는 연기, 개연성 없는 몇몇 에피소드의 전개에 집중되어 있지만- ... 오히려 그 배경에 깔린 것들에 전 관심이 더 가더군요. 이 분들, 왜 이렇게까지 씹어대는 걸까-_-;;나..하고.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까기 위해서 깐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윤은혜는 흥행의 보증 수표였는데 이번엔 안그렇게 됐다는 억지(윤은혜는 아직 그 정도 스타 아닙니다.) 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본다는 주장부터 심지어 이번주 수/목 드라마 시청율 1위(비록 낮은 수치지만...-_-)를 차지한 것에 대해 다른 드라마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거다-라는 해석까지...-_-;;; (그런 식의 해석은 모든 드라마 시청율에 적용할 수 있다구요...-_-;;)




연예 블로그, 윤상현의 연기에서 배우자


재미있었다, 없었다-를 얘기하는 것이야 자신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요즘 연예 관련 블로그들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단순히 취향의 유무를 떠나, 지적이 아니라 깔아뭉개는 것을 재미로 여기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개연성 없는 드라마>나 <개연성 없는 블로그>나 보기 괴로운 것은 마찬가지 아닐까요?

대사 하나 제대로 못 내뱉는 배우들이나 억지 주장 펼치는 블로그 글도 마찬가지구요. 게다가 어떤 글들은 정말 드라마를 보긴 본 것일까.. 의심하게 만드는 것까지 있으니...-_-;; 그런 면에서 요즘 연예 블로그들은, 차라리 윤상현의 연기를 벤치마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본을 지키면서도 어디까지 적당히 오버할 것인가-하는 겁니다. 윤상현의 연기가 욕을 먹지 않는 이유는, 선을 지켜 지나치게 오버하지 않는 것에 있거든요. 그가 지닌 캐릭터와 드라마속 캐릭터가 서로 맞아떨어지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아부해'에서 윤상현은, 적당히 유들유들하고, 적당히 질투하고, 적당히 괴로워하며, 어떤 선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캐릭터가 살아납니다. 그래서 "이제 한 시간 어디가서 떼우냐~"라고 말할 때 킥-하고 웃게되고, 4회 마지막에서 윤은혜를 내려다보는 시선도 이해가 됐거든요. 사실 <내조의 여왕>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캐릭터라서 그런 것도 같지만... :)

지금까지 4회, <아가씨를 부탁해>는 이제 막 전개되기 시작한 드라마입니다. 이제 1/4 정도를 지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때죠.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더더욱 기대해 봅니다. 기왕이면 조연들도 잘 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론, (서동찬)윤상현-(여의주)문채원 -_-;; 러브 라인이 왠지 더 마음에 듭니다....;;;

왠지 둘이 알콩달콩하는 것도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는...


* 아참, <아가씨를 부탁해>는 헬로TV > VOD > KBS 다시보기 > 드라마 > 아가씨를 부탁해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