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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TV 매거진/2011 02

[미디어 이슈] 액션 사극의 작은 혁명_ 야차


액션 사극의 작은 혁명, <야차>

OCN의 액션사극 <야차>가 전주 대비 2배에 가까운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며 가파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용두사미로 끝나던 여타 케이블 드라마와 비교해 눈여겨볼 만한 반등이다. 이 결과가 더욱 의미 있는 까닭은 <야차>가 미드의 추리물을 조선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케이블식 사극이 아니라 액션에 방점을 둔 또 다른 도전이기 때문이다. 피비린내 나는 대결, 너도나도 이익을 좇는 정치판의 음모, 말초적 욕망은 <야차>를 둘러싸고 있는 포장지이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이 내던진 출사표에서 “선정적인 면에서는 많이 실망할 것이다”라는 말을 하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보인 것처럼 비주얼은 물론이요, 탄탄한 스토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불 법의 신이자 도깨비인 야차처럼


<야차>의 포장지는 <스파르타쿠스>이지만, 그 속내는 사람 이야기다. 조선 중기,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동생에게 내줄 정도로 순박한 백록(조동혁 분)은 왕의 비밀조직 ‘흑운검’의 행수가 돼 왕의 정적을 사정없이 암살한다. 불법의 수호신이자 사람을 해치는 도깨비의 양면성을 가진 ‘야차’처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힌다. 백록의 동생 백결(서도영 분)은 형의 여인 정연(전혜빈 분)을 얻지만 야망과 명예를 위해 정연을 버리고 권력의 실세인 강치순(손병호 분)의 사위가 돼 형과 맞선다. 왕과 세도가의 권력다툼 사이에 낀 두 형제와 한 여인의 엇갈린 운명. 세상이란 큰 그림속에서 개인의 영혼이 어떻게 갈리고 찢기고 부서지고 또, 지켜지는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야차>를 말하기 위해서는 공공연하게 비교했던 <스파르타쿠스>와 함께 <추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추노>는 지금 방영 중인KBS1의 <근초고왕>과 같은 절대 선의 입신양명 영웅담을 그린 기존 대하사극과 결별지점을 만든 사극이다. 선악이 뚜렷하게 갈리는 세계에서 대의를 드높이는 권선징악의 영웅담은 <추노>를 거치면서 사랑과 애증, 희망과 절망, 운명과 명분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 졌다. <야차>는 다시 선과 악이란 빛과 그림자를 명확히 정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백록에게는 왕을 지켜야 하는 숙명과 동시에 정연을 향한 지고지순한 마음이 평행선을 달린다. 또 동료들이 모두 죽음을 당하고, 왕을 위해 도시평(왕의 내시, 서태화 분)이 노파를 죽이는 것을 보면서 명분에 의해 개인의 영혼이 짓밟히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절대 선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는 평면적인 세상이 아닌 것이다.


<스파르타쿠스>와 <추노> 사이에서



한편 <야차>는 잔혹한 액션뿐만 아니라 전라의 여성이 등장하는 등 그래픽노블(미국 만화)에 가까운 <스파르타쿠스>의 스타일과 비주얼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지점이 바로 기존 사극과 가장 대비되는<야차>만의 볼거리다. 배경을 CG로 그리는 크로마키가 빈번히 등장하고 특히 <스파르타쿠스>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화면 채도를 낮추고 CGI를 이용해 일시 정지 화면에 피를 과장되게 흩뿌리는 것도 그러하다. 여기에 평면적이던 기존 사극 액션에 변형을 주었던 <추노>의 백경찬 무술감독은 백록에게는 둔기에 가까운 칼을 들려주어 로마 검투사 같은 박력 넘치는 액션을, 나머지 흑운검들은 애크러배틱한 변형 무술을, 제도권에 편입하려 애쓰는 백결은 정제된 검술을 사용하는 등 액션의 품세를 캐릭터마다 다르게 정해 액션에서부터 감정과 디테일을 살려냈다. 스펙터클한 비주얼에 스토리를 함몰시키지 않으면서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잔혹한 권력다툼, 적나라한 욕망, 그리고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은 <야차>의 세계다. 개인의 욕망들이 부딪히면서 갈등이 생겨나는 <스파르타쿠스>와는 다르고 선악이 모호하고 숙명을거스르는 <추노>와도 또 다르다. 다만 두 드라마와 묘하게 겹치면서 기존의 선악 구도가 명확한 사극에 잔혹한 액션이 들어올 세계관을 마련했다. 여기에 <300> <스파르타쿠스>의 감수성과 스타일을 덧입힌 액션이 균형 있게 등장하면서 비주얼은 타당성을 얻은 것이다. <야차>는 우리 드라마에서는 생소한 액션을 익숙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추노>가 너무나 깊고 굵게 그어버린 사극의 역사는 물론 케이블 드라마 역사에 작은 혁명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Hello TV TIP★
엇갈린 두 형제의 운명과 복수! 사극의 새 역사는 <야차>로 시작한다!
∙ 본방송: Hellotv>OCN(Ch.102)> 매주 금요일 밤 12시
∙ 다시보기: Hellotv>VOD다시보기>tvN>야차
Hellotv>VOD다시보기>케이블 스페셜>[야차 특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