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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TV 매거진/2011 02

[TV까칠하게 보기] 비현실의 벽을 넘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매력



비현실의 벽을 넘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매력


셜록 홈즈에 푹 빠져 지냈던 어린 시절, 가장 처음 품었던 장래 희망은 탐정이었다. 이후 대한민국에서 사립탐정은 위법한 직종이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포기했지만, 그 꿈은 꽤 오래갔다. 그리고 꿈을 포기하는 대신 상상을 즐기기로 했으니, 수사물에 대한 내 오랜 애정은 이루지 못한 꿈이 낳은 결과라고 해도 좋다.

수사물에 대한 애정 확인한 <화이트칼라>
꿈에 대한 미련을 차치하고라도,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탐정이든 경찰이든 연방기관 수사관이든, 하다못해 힘없는 개인이든, 누가 주인공이 되었든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극단적이고 절박한 상황에 몰린 인물들이 보이는 양태는 항상 긴장감을 수반한다. 나의 편향적 애호리스트에서 수사물이 늘 수위를 차지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발견한 OCN <화이트칼라>는
그런 수사물에 대한 애정을 새롭게 확인시켜 준 드라마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이 잘생겨서 그런 것 아니냐고? 그것도 이유다. 닐 카프리 역의 매튜 보머는 근래 최고의 ‘슈트발’을 자랑하는 배우니까. 하지만 단연코 그 때문만은 아니다. 주인공 얼굴 하나만 계속 보기엔 14회에 달하는 드라마 시리즈는 좀 길지 않겠나.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드라마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는 FBI가 된 천재적 사기꾼 닐 카프리와 그를 잡아넣은 유일한 수사관 피터 버크(팀 디케이)가 꾸려 가는 범죄수사물이다. 제목답게 대상이 되는 사건들은 각종 화이트칼라 범죄들. 고미술품 위조에 은행털이, 채권사기 등이 대상이다. 기존의 수사물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사건들을 액션이 아닌 머리싸움으로 풀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화이트칼라>의 가장 큰 재미는 중년의 FBI 수사관과 젊은 범죄자가 보여주는 호흡. 아옹다옹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점점 가까워지는 둘의 관계는 버디무비에서 보던 남성 간 우정의 발전을 흥미롭게 변주하고 있다.


쫓는 남자와 쫓기는 남자
눈길을 끄는 것은 이채로운 사건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만이 아니다. 매튜 보머의 빛나는 외모가 드라마 시청률을 견인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부럽지 않은 얼굴에 이미 많은 여성팬들이 사진 수집에 나섰다. 팀 디케이 또한 여성의 로망이긴 매한가지다. 냉철한 이성을 지녔지만 아내 앞에서만은 꼼짝 못하는 훈훈한 중년이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캐릭터인가. 물론 모든 시리즈가 그렇듯 단점도 있다. 종종 트릭은 단순하고 중심 사건이 필요 이상으로 꼬여 늘어진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1시즌 마지막을 장식한 폭발 장면의 디테일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캐릭터 모두가 천재형에 로맨티시스트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아니,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디 있나! 그러나 독특한 이야기와 매력적인 배우들의 호연, 경쾌한 편집 리듬은 이러한 단점들을 잊게 한다. 세상에 저런 남자, 하나쯤은 있……으면 좋은 거지.
사라진 여자친구라는 1시즌의 ‘떡밥’을 비행기 폭발로 마무리했던 <화이트칼라>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폭발 사고의 배후 찾기라는 새 ‘떡밥’을 던졌다. ‘뮤직박스’의 비밀은 여전하고, 전 시즌에 내내 비밀을 품었던 닐은 조금 더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제 피터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닐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던 피터는 닐을 친구로 받아들였다. 대신 비밀은 피터의 몫이 되었다. 역할을 바꾼 홈즈와 왓슨을 보는 기분이랄까. 여전히 아옹다옹하고 있지만 확연히 서로 닮아 버린 두 남자의 모습은 이제 정겹기까지 하다. 그리하여 새로이 시작된 <화이트칼라>를 보기 위해 나는 오늘도 TV 앞으로 간다. 아, 이 남자들은 어쩌면 이리도 귀여운가.


★Hello TV TIP★
FBI가 된 뉴욕 최고의 훈남 사기꾼 닐 카프리와 미중년 FBI 요원
피터 버크의 찰떡궁합! <화이트 칼라 시즌2>의 방송시간은?

∙ 본방송: Hellotv>OCN(Ch.102)>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 다시보기: Hellotv>영화>캐치온디맨드>화이트칼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