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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다!

20~30대 직장인들의 주말은 어떨까요?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못 본 TV 프로그램을 챙겨보며, 한 주일 동안 밀린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하면서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는, 그런 일상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더군요. 주말이면 친구, 선후배, 회사 동기 등의 결혼식이 2~3개씩 겹친다고 해요. 결혼식만 다녀도 주말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거죠. 시간도 시간이지만 결혼 축의금도 만만치 않게 나가니 은근슬쩍 마음 속으로는 이걸 언제 다 돌려받나 싶기도 할 겁니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10년 넘게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금요일 밤 시청률을 꽉 잡고 있고, 케이블 TV에서는 <김구라의 위자료 청구소송>이나 <독고영재의 스캔들> 등 부부간의 불화를 다루고 있는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요.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주말마다 그렇게 계속 결혼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결혼이라는 것이 참 중요한 인생의 단계인가 봅니다. 그리고 내 손가락 끝의 붉은 실이 이어진 상대를 만나리라는 꿈이 현실이 되기도 하니까요. 꿈★은 이루어진다며 붉게 외치던 함성도 갑자기 생각나네요. 그렇게 내 영혼의 동반자, 소울 메이트를 만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들을 만나봅니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 나의 그리스식 웨딩

누가 봐도 정말 촌스러운 여자가 있습니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80년대식 잠자리 안경에, 글래머러스함을 넘어선 꽤나 살집있는 몸매, 전무한 연애 경험. 그녀는 미국에 이민온 그리스계 가족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업으로 내려오는 레스토랑 '댄싱 조르바'의 매니저 겸 웨이트리스 겸 잡일을 하고 있는 툴라는 너무도 낙천적이고 약간은 게으른 가족들과는 달리 정말 열심히 일을 하며 레스토랑을 돌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수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아버지는 하루라도 빨리 그리스 남자랑 결혼하라며 그리스로 가서 신랑감을 구해오라고 닥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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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에 박힌 똑같은 삶에, 지긋지긋한 가족들의 구속이 지겨워진 툴라는 여행사에 새롭게 취직하고 외모에도 신경쓰며 활기차게 생활합니다. 그 여행사를 찾아온 한 남자 이안, 그리고 첫 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툴라. 둘 사이에서 정말 꿈같은 연애가 시작됩니다. 툴라가 날로 예뻐지는 것만 봐도 그들의 사랑을 알 수 있죠.
하지만 가족들은 이안을 반대합니다. 이안은 그리스인이 아니거든요. 가족들은 툴라를 다른 그리스 총각들과 계속 맞선을 보게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안이 아주 복잡한 그리스 세례를 받아야 하구요.
조용한 청교도 집안인 이안의 부모와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하는 툴라의 대가족. 그리고 계속 보여지는 미묘한 문화적 갈등.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가장 큰 장점은 결혼 과정에서 보여지는 이런 일반적인 갈등들을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냈다는 것입니다. 일일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처럼 매일 소리 높여 싸우고, 울고, 여자의 가짜 임신 정도가 아니면 결혼 허락이 나지 않는 그런 모습이 아니에요. 서로의 문화에 충격도 많이 받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결혼하는 두 사람으로 인해 서로가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것, 그 점 하나로 서로를 그야말로 유쾌하게 감싸 안더라구요. 결혼을 앞두고 이런저런 사소한 부딪침에 많이 지쳐버린 분들이 함께 이 영화를 보시면 조금 위로가 되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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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은 어디에... - 나의 결혼원정기

이제는 다문화 가정이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몽골에서 시집오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사회 인식도 재편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편견도, 불합리한 제도도 하루 빨리 고쳐졌으면 합니다. 실제로 농촌에는 미혼 남성들의 결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외국인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비율이 도시보다 높은데요. <나의 결혼 원정기>의 주인공 홍만택(정재영)도 38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해 어머니가 이 나이까지 아들 빨래 해줘야 한다며 푸념을 합니다. 만택도 늘 죄스러운 기분이구요. 그래서 그의 죽마고우 희철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으로 배우자를 구하러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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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행사에서는 농촌 총각들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여성들과 단체 미팅을 시켜줍니다. 담당 통역관이 여성들과의 대화를 계속 통역해주고요. 다른 총각들은 속속 짝을 구하는데 비해, 영 쑥맥인 만택은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 못합니다. 담당 통역관 라라(수애)는 만택이 빨리 짝을 구해야 자신의 수당도 받고 일이 끝나기 때문에 만택의 개인 교습에 나서게 됩니다. 우즈벡 인사말부터 매너, 표현법까지 다 가르치죠. 하지만 만택은 억지로 성사되는 데이트가 불편하기만 하고 라라는 속이 탑니다.

결혼이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가족들이 압박한다고 해서 억지춘향식으로 결혼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요. 특히나 시간도 돈도 많이 들고 빠른 시일 안에 배우자를 찾아야 하는 그런 원정 맞선에서는 선택이 더더욱 힘들 겁니다. 그리고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움직여지는 것도 아닐테구요. 만택의 감정 또한 예측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요. 연애 경험 한번 없던 그가 서서히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을 알아가면서 보이는 작은 행동, 말투들을 살펴보시면 이 영화를 보는 게 조금 더 흥미로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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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사랑이 만난다면 - 댄인러브

<댄인러브>의 원제목은 'Dan in real life'입니다. 현실이라는 것은 냉혹하고도 어려운 것이지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삶이기에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겠죠. 삶은 사람의 줄임말인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길이 삶이겠죠. 그래서 댄(스티브 카렐)은 아내가 죽었지만 남은 세 딸과 함께 열심히 살아갑니다. 한부모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4년차 싱글대디 댄은 지역 신문에서 가정 상담 전문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는 과감하게 이런 저런 충고를 하지만 댄의 현실(real life)은 그렇게 명확하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사춘기 세 딸들의 연애 생활이 댄을 괴롭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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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댄의 어머니 댁에 가족들이 다 같이 놀러가게 됩니다. 댄은 신문을 사러 서점에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 자신의 이상형인 여인 마리(줄리엣 비노쉬)를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말을 섞게 되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대화가 잘 통했구요.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져 집에 돌아왔는데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합니다. 마리가 댄의 동생의 여자친구라는 것이죠. 오랜만에 불타오른 감정이 쉽사리 꺼지지도 않고, 댄은 전전긍긍합니다. 마리 또한 댄에게 끌리는 마음을 부정할 수 없구요.

감정이라는 것을 항상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편안해질까요? 시기와 질투 같은 것이 사라질까요? 그렇게 된다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길이 차가운 이성으로만 채워지지 않을런지요. <댄인러브>의 주인공들은 로맨틱하면서도 인간적인 고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Sondre Lerche가 낯익은 듯 하면서도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 선율을 들려줍니다. 계속 등장하는 주제 선율이 주인공들의 감정의 흔들림을 일상적으로 감싸주구요.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결혼식 장면에는 Sondre Lerche가 직접 밴드의 일원으로 출연하여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니 잘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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