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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Up! TV

'내조의 여왕', 남자는 어떻게 변신해 왔을까?



며칠전 간만의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내조의 여왕'이 끝났습니다. 마지막회는 저도 보면서, 깔깔대고 웃다가도 옛날 생각(?) 나서 조금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었답니다. 특히 허사장과 천지애의 마지막씬은...ㅜ_ㅜ (나 안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 그 사람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보기에는 예쁘지만... ㅜ-ㅜ)

사실 이 드라마가 주는 재미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별로 현실적이지는 않았지만) 소재를 다뤘다는 것과, 등장 인물들의 연애 이야기에도 있겠지만... 더불어, 남자들의 변신을 보는 재미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아, 저는 솔직히 이 배우들이 이렇게 귀엽게 보일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찌질남의 대변신, 윤상현(허태준 역)


정략 결혼의 희생자, 바람둥이 사장, 그리고 알고봤더니 순정남 캐릭터로 등장했던 윤상현.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죠? :) 사실, 윤상현이 맡은 '허태준 사장' 캐릭터는 과거 윤상현의 캐릭터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마마보이, 찌질남, 바람둥이 엘리트... 이제까지 윤상현이 주로 맡은 배역들의 특징.


조기종영의 아픔을 겪은 독신천하(2006)에서 맡았던 역할도 바람둥이 사장이었고, 겨울새(2007)에선 엘리트 마마보이 찌질이 -_-; 크크섬의 비밀(2008)에선 로또 당첨 찌질이 -_-; .. 그러다 아빠셋 엄마하나(2008)에서 처음으로 순수남 연기를 시도해서 호평을 받더니(그렇지만 극중 사고로 조기 사망...;;;), 내조의 여왕에서 약간 찌질한 바람둥이 순수남으로 대변신에 성공하게 됩니다!! :)

성공의 비결은, 바람둥이 엘리트란 캐릭터에 순정남이란 양념을 잘 친것이 아니었을까요? :) 사실 이번 내조의 여왕에서 맡았던 허사장- 캐릭터는, 이제껏 윤상현이 맡았던 캐릭터들의 장점과 다 합쳐놓은 것 같았으니까요. 바람둥이인 것 같지만 실은 꽤 순정파고, 능글능글한 것 같지만 챙길것 다 챙겨주고, 찌질한 것은 어떤 쿨-함으로 발전해있고, 거기에 여전히 엘리트...

...뭐랄까, 알고보면 굉장히 성격좋은 엄친남(엄마 친구 남편...;;)이라구욧!

* '아빠셋 엄마하나'는 헬로TV > KBS n 드라마 채널에서 매주 월, 화, 수 오후 5:00에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은근히 재미있고 괜찮은 프로그램이니, 시간 나시는 분들은 꼭 챙겨보세요.  ^^;


오지호, 잘생긴 총각에서 친근한 남편으로(온달수 역)
 

개인적으로 이런 캐릭터, 우유부단한 캐릭터 별로 안좋아합니다. ㅜ-ㅜ 게다가 그런 캐릭터에 오지호가 어울릴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으흥~ 이거 왠일인가요. 뭔가 이제야 조금 적당한 캐릭터를 찾아버린 기분입니다. 사실, 오지호가 처음에 유명했던 것은 ''이었거든요.


▲ 영화, '미인'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연기라고 하긴 좀 그렇습니다.. :) 그렇지만 당시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정사씬과 배우들의 몸매는 크게 화자되었죠. 대신 거꾸로 오지호를 압박하는 굴레도 되어버리는데... 이때부터 주구장창 몸매 좋은 배우로만 불렸거든요.

그래서인지 그 이후 맡게된 배역도 죄다 몸 좋은 엘리트 아니면 운동선수, 그리고 나이를 좀 먹은 다음에는 노가다 사장(환상의 커플, 2006), 조폭(조폭마누라3, 2006) ... 아흐흐흑... 그런데 이제야, 겨우, 몸이 회자되지 않는 배역을 맡았습니다. 어찌나 다행인지...

오지호는 눈에 힘주면 살짝 최민수 포스가 나서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역시 어깨에 힘들어가고 눈에 힘주는 남자는 영화 속에서나 어울려요. (응?) 현실에선 부드러운 남자가 최고죠. (... 드라마잖아!)


아참, 김남주와 오지호가 예전에 함께 영화 찍었던 것은 아시죠? 2001년에 만들어진 '아이러브유'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었습니다. ... 이 영화에서 김남주와 오지호는 4각관계....(응?)


제왕에서 닭살 부장으로, 최철호(한준현 역)


사실 최철호는 변신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색합니다. 1999년 데뷔이래 다양한 작품에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가 이전에 출연했던 작품들과 놓고본다면, 코믹연기는 거의 볼 일이 없었던 것도 사실. 왠지 이제 시트콤에 캐스팅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 그러니까 아래 사진을 보시면 확연하게 아실듯.

▲ 종합병원에 출연할 당시
풋풋하지요? :)



▲ 대조영의 걸사비우-로 출연할 당시 모습

▲ 천추태후에서 경종역을 맡았을 무렵

...그런데 이런 사람이...


▲ 이렇게 변해버렸습니다!! :)

어찌보면, 이 드라마에서 정말 변신한 사람은 최철호 한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제일 재미있었어요. 은근히 드라마 보는 내내 언제 나오나- 하고 기대하고 있었다는. 나중에 "내가 전생에 왕이었는데 말이야-"라는 대사라도 한번 쳐줬으면 최고였을 텐데!!


아무튼, '내조의 여왕'은 은근히 여러가지 것들을 우리에게 남기고 종영한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이 세 남자 배우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제 개인적으론 큰 수확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안그래도 심각한 남자 캐릭터만 난무하는 요즘, 간만에 재미있는 남자 캐릭터들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

....휴, 저도 언제 닭살 커플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응?)


그나저나, 헬로티비 >> MBC 드라마넷에선 이번 주 내내 '내조의 여왕' 융단 폭격을 하는 군요. 토, 일, 월 내내 하루 4회 편성입니다. (시간표) 내조의 여왕이 종영되서 아쉬우셨던 분들은, 재방이라도 잊지 말고 챙겨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