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hef?
‘아트 셰프’라는 수식어를 듣는 순간 솔직히 ‘뭐래?’ 했다. 자기 요리에 스스로 ‘아트’를 붙이다니 웬 자만인가 싶었다. 그런데 직접 아트 셰프 봉춘홍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본 후 곡해했음을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트 셰프란 내가 선입견을 가졌듯 요리를 시각적으로 멋지게 만들어 다른 사람에 예술적 감흥을 주는 그런 직업이 아니다. 아트 셰프는 공정한 방법으로 생산된 좋은 재료를 가장 신선한 때에 정직한 방법으로 전해주고,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중과 대화하는 이다. 즉 요리는 시각적인 전시가 아닌 퍼포먼스이며, 설치미술의 피날레이며 화룡점정인 것이다. 특히 요리라는 퍼포먼스는 가장 낮은 곳에서 상대방을 섬길 때만 할 수 있는 가장 겸손한 퍼포먼스이기에 뜻 깊다. Photo Studio Zip(김재윤 포토그래퍼)
LESS EVIL FOOD
사실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는 기업의 탐욕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우리는 사납고 강한 자들이 맛나고 귀한 것을 모두 먹어 치우고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으로 보내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과연 사악해지지 않고서는 맛난 음식을 먹기 힘든 걸까?
‘Less Evil Food’는 최대한 덜 사악하며, 덜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사육 재배된 재료를 공정한 방법으로 거래하여 제공하는 음식이다. 봉춘홍은 모든 생물을 존중하고 그들과 화합하는 양심적인 사회를 꿈꾼다
요리
동네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너무 비싼 재료 일 경우 대체용품을 쓴다. 저렴한 재료라도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동네에서 구한 재료로도 서울 청담동 식당에 못지않은 맛과 멋을 얼마든지 낼 수 있다. 그런 소박하지만 멋을 아는 식당들이 곳곳에 생겨 누구나 좋은 음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그리고 그런 요리법을 널리 알려 모든 이들이 집에서 멋진 음식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게 봉춘홍의 꿈이다. Writer 봉춘홍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손님들에게 따뜻한 국물을 드리고 싶어 파트너 셰프에게 오늘 수프는 무료로 내자는 동의를 얻었으나 일단 싱싱한 조개 관자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가 없었다. 또한 동네 마트에는 생크림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번 냉동 관자를
해동하여 감자를 삶아 올리브유에 볶다가 노릇이 구워질 즈음 우유를 넣어 끓였다. 추운 날의 수프는 요리사의 따뜻한 마음이다.
훈제 연어를 대량으로 사는 경우 연어가 껍질채로 온다. 그런 경우 대부분 연어를 슬라이스하고 남은 껍질을 버리게
되는데 이를 활용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약간의 살이 붙은 연어 껍질을 레몬과 버터를 섞어 구웠고, 이를 감자와 삶은 계란을 마요네즈에 버무린 감자 샐러드 위에 얹어 소량의 베이비 리프에 발사믹 소스를 곁들였다. 사람들은 멋지고 맛있는 것을 아무 생각없이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버리고 산다.
햄버거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고기다. 원래의 맛도,인도적인 측면도 포기할 수가 없어서 블랙 앵거스의 립 아이를 사용하였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갈지 않고 칼을 사용하였다. 고기에는 후추와 가쓰오 간장, 그리고 바비큐용 허브(후추와 바질 등의 허브 믹스로 맛에 별 영향을 주진 않는다)를 섞어 15분간 고기를 재웠다. 치즈가 가장 맛이 있을 때는 불과 만나 녹여졌을 때다. 양파와 느타리버섯을 잘게 채쳐 체다 치즈를 뿌리면 서로 맛이 보강된다.
이곳은 식당이라기보다는 문화 공간이다. 하우스 콘서트와 다양한 아트, 문화 세미나와 강좌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각 지역 농부들과 예술작가들의 물물교환 장터를 만들어 “예술가가에게는 식량을,농부들에게는 예술을”이라는 이벤트도 기획 중이다.
물물교환 벼룩시장 또한 이대 앞 옷가게 골목에서 열 예정이다. (메리메리 02-312-6209)
‘메리메리’는 Less Evil Food 식당이다. ‘메리메리’ 에서는 콜라도 사이다도 팔지 않는다. 대기업에 의해 대규모 유통되는 과일 주스도 팔지 않으며, 맥주나 와인도 음료의 수준을 넘는 일인당 한 병 이상은 팔지 않는다. 식재료도 재벌들에 의해 유통 되는 대형 마트보다는 지역 재래시장이나 국내 이주노동자들이 여는 안산 시장을 이용한다.
조각가, 사진작가, 설치작가들이 직접 재활용 재료를 구해 만들었다. 의자는 바닥재로 만들었고, 작은 원목 조각을 일일이 붙여 벽을 만들고, 테이블도 자작나무로 직접 제작했다. 전등과 샹들리에는 일산 공사장에서 폐기물 등을 얻어 문래동 철공소에서 제작했다. 따라서 이곳은 설치미술 전시공간이며 요리는 설치미술을 완성하는 마지막 설치품이 된다. 이곳에서는 새 물건은 찾아보기 힘들다. 의자, 에어컨, 주방기기, 모두가 중고이며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집에서 쓰던 걸 내왔다. 또한 물물교환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으려 노력한다. 벽에 걸린 사진도 후배 작가에게 햄버거 200백 개를 주기로 하고 얻어온 작품이다. 앞으로 그 후배가 먹어야 할 햄버거는 19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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